
미국의 한 세입자가 대화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챗GPT)를 변호사처럼 활용해 무작정 임대료만 올려달라고 한 ‘악덕 집주인’을 혼내줬다.
지난 17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에 사는 스베틀라나(28)는 최근 집주인에게서 렌트를 0.6% 인상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이 인상폭에 따르면 현재 월 1389달러의 월 임대료가 1395달러로 약 6달러 정도 오르게 된다. 스베틀라나는 이 렌트 인상만으로는 큰 불만이 없었지만 그가 분노한 이유는 무려 2년 넘게 작동하지 않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집주인이 수리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최근 집주인에게 임대료 인하 요청을 했지만 이 요청에 대한 답장 대신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 통보를 받아 화가 났다.
스베틀라나는 “임대 중 가전제품 고장 등 건물 전체 서비스 질 감소를 근거로 불만을 제기해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다”며 “집주인이 보복성으로 오히려 임대료 인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스베틀라나는 가만히 앉아서 ‘악덕 집주인’에게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달 15일 오픈AI사가 공개한 챗GPT-3의 차세대 모델인 GPT-4를 활용해 대응했다. 그는 챗GPT에게 “새로운 임대 계약에 반대할 수 있도록 네가 변호사로 위장해서 나를 도와줘”라고 요청했다.
실제 진일보한 이번 모델인 GPT-4는 고난도를 자랑하는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인간을 제치고 상위 10%로 통과하기도 해 ‘AI 변호사’ 자격을 갖추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챗GPT는 스베틀라나에게 전문 법적 용어를 활용한 수십 편의 내용증명우편을 만들어 줬다.
또한 챗GPT는 임대료 안정화 정책을 위한 뉴욕주법을 인용해 임대인의 이러한 가격 인상 조치가 임차인에게 ‘보복’ 조치로 간주돼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도 실었다.
임대인은 챗GPT가 보낸 내용증명우편을 받고 즉시 세탁기와 건조기를 수리해 줬다. 스베틀라나는 “집주인으로부터 답장을 받은 적은 없었으나 건물 내 세탁기를 수리했다는 안내문을 받았다”고 했다.
스베틀라나는 뉴욕에 있는 한 대기업 간부의 비서로 일하면서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를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앞으로 그는 AI 변호사와 함께 이번에는 건물 내에서 흡연을 하는 못된 이웃들에게 ‘공포의 내용증명우편’을 작성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