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살의 존 사이먼 3세(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몸무게가 195㎏까지 늘어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였다. 그는 지난해 체중 감량을 위해 위장 절제 수술을 받고 9개월 만에 68㎏이나 체중을 줄여 건강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 올 가을 고교에 입학하는 그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사는 것같다”고 말한다.
지방간 진단을 받은 키 183㎝, 몸무게 136㎏의 고교 2년생 에드워드 켄트(미네소타주)는 올 1월 연방 규제 당국이 12세 이상 어린이들의 체중 감량을 위한 신약 사용을 승인하자마자 약을 먹기 시작했고, 한 달 만에 18㎏이나 체중을 줄였다. 산부인과 의사인 그의 모친 바버라 반 에크후트는 “이는 그의 건강에 엄청난 일이며 평생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존과 에드워드처럼 살을 빼기 위해 수술이나 신약에 의존하는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을 받거나 약을 먹는 것에 대한 비평가들의 경고에도 불구, 비만 아동들의 부모들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도 비효율적인 식이요법과 운동 프로그램보다 점점 더 수술이나 신약 복용을 선택하고 있다.
회계사인 에드워드의 모친 카렌 틸먼(46)은 “존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많은 시도에도 그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과체중 청소년의 80%는 성인이 된 뒤에도 건강과 수명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미네소타 대학 소아비만의학센터의 애런 켈리는 “10년 전 비만이 처음으로 복잡한 만성 질병으로 분류됐지만 의미있는 치료법은 여전히 뒤쳐져 있다”며 “비만 치료는 일찍 시작돼야 한다. 너무 늦게까지 기다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미 소아과협회(AAP)는 지난 1월 12세 이하 어린이들의 비만 약물 사용과 13세 이하 어린이들의 수술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러한 권고는 즉시 논란을 불렀다.
‘정신건강 아메리카’라는 단체는 섭식 장애를 증가시키고 체중과 관련해 해로운 낙인을 영구화시킬 것이라며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의사와 부모가 정크푸드나 비디오 게임 같은 것들을 비난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거나 부모가 “아동 학대”를 저지르는 것이란 비난도 제기됐다.
보스턴 아동병원의 내분비학자 겸 연구원 데이비드 루드비히 박사는 “어린이들에게는 식이요법과 운동이 비만 예방과 치료의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심각한 비만 아동들을 치료하는 의학 전문가들은 다이어트와 운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존 사이먼의 수술을 집도한 외과의사 제이니 프랫 박사는 “간 문제, 당뇨병, 염증을 포함해 240개 이상의 질병이 과도한 체중과 관련이 있다. 이 징후는 일찍 나타난다”고 말했다.
프랫 박사는 AAP 지침이 발표된 이후 스탠포드 대학의 수술 프로그램 가입이 2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스탠포드 대학은 매년 약 2000건의 미 전체 소아 체중감량 수술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