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최근 몇 년 자국 내 심각한 폐해를 일으키고 있는 펜타닐을 비롯해 각종 합성 마약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다국적 협의체를 출범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위시한 전 세계 80여 나라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합성 마약 위협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합’ 장관급 회의를 열어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합성 마약의 위험성을 환기하고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거의 11만 명에 가까운 미국인이 지난해 약물 과복용으로 사망했다”라며 “18세~49세 미국인의 ‘1등 살인자’는 합성 마약”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역대 최악의 마약으로 꼽히는 펜타닐을 거론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약물 과복용 사망 사례 중 3분의 2는 합성 오피오이드(펜타닐)와 관련 있다.
.@SecBlinken outlines the health and security threats posed by synthetic drugs at the launch of the Global Coalition to Address Synthetic Drug Threats. pic.twitter.com/7HyP0Jpb4v
— Department of State (@StateDept) July 7, 2023
블링컨 장관은 “이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 미국은 혼자라고 하기는 어렵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3400만 명 이상이 메스암페타민 등 합성 마약을 사용하고, 모든 지역에서 합성 마약 사용이 급격히 증가한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날 함께 하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펜타닐을 얘기할 때 미국은 ‘탄광 속 카나리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탄광 속 카나리아는 감지하기 어려운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징후를 의미한다.
이날 펜타닐을 매우 중독적이고 치명적인 마약으로 규정한 블링컨 장관은 “미국 시장이 포화하자 다국적 범죄 단체가 자신들 이익을 늘리기 위해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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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가 긴급성을 갖고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미 많은 미국 지역과 마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재앙적인 비용을 세계의 더 많은 도시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연합체 출범을 공식화하는 공동 장관 선언을 채택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선언은 세계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합성 마약의 위협을 억제하겠다는 집단적인 약속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이날 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출범한 글로벌 연합에는 전 세계에서 80여 개 국가가 참여한다. 향후 합성 마약 불법 제조 및 밀거래를 방지하고, 새로운 마약류 동향 파악 등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합체에는 한국도 참여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이날 화상 회의 공개 발언에서 “우리는 우리가 또 다른 세계적인 도전의 문턱에 서 있다는 사실을 목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약물 사용 및 중독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청년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합성 마약 대응에 긴급한 주의와 공동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펜타닐 원료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AFP에 따르면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회의와 관련해 “마약류 단속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국가를 일방 제재하거나 공격하는 행위에 반대한다”라고 했다.
이날 출범 이후 각국은 각 지역의 마약 관련 문제를 점검하고, 중독 치료 상황을 공유한다. 오는 9월에는 연합체 소속 국가가 유엔총회와 별도로 대면 회의를 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