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이 계속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라스베거스가 10일 5일 연속 46.1도 ( 화씨 115도)를 넘는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 온도는 해리 레이드 국제공항에서 이 날 오후 1시 직후에 측정된 것으로 2005년 7월의 최고 기온 기록을 4일 연속 초과한 것이다. 이 신기록은 앞으로 더 연장되거나 최고 2배까지 길어질 수도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사막도시인 라스베거스가 최근에 겪고 있는 이 화덕에 굽는( baking )폭염은 사막 온도 기준으로도 역사상 전례가 드문 경우이다.
국립기상청은 1937년 라스베이거스의 기온 측정이 시작된 이래 최근이 “가장 전례가 드문 극한적인 폭염”이라고 규정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아직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도 전인 올해 6월 1일부터 16차례나 최고 기온의 기록을 경신했다. 현지 기상청의 모건 스테스먼 기상통보관은 ” 아직 7월의 절반도 가기 전에 이런 기록이 나온 것은 경이적”이라고 10일 말했다.
시내 기온은 일요일인 7일 488.8도( 120 F)에 달해 이전의 47.2도 (117F) 기록을 갈아 치웠다.
주민 앨리스 소보산은 올해 7월이 이 곳에 산지 15년 만에 가장 더운 것 같다고 말하면서 낮 시간에는 한 발짝도 집 밖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도 최근 폭염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클라크 카운티에서는 올해 벌써 온열질환으로 9명이 숨졌다고 현지 검시관이 밝혔다. 사망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체온을 식힐 방법이 없을 때에는 겉보기에 건강한 중년 정도의 사람들도 온열 질환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네바다주 남부 보건당국의 알렉시스 브리뇰라 보건연구원은 말했다.
노숙자 등 위험한 환경에 놓인 보건 약자들을 위해 당국은 네바다주 남부 전역에 여러 곳의 비상 쿨링 센터들을 설립하고 비상 대피를 돕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이번 여름 들어 벌써 세 번, 총 12일 동안 폭염 주의보를 내렸다. 이는 밤이 되어 해가 져도 기온이 좀체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계속되어서다.
10일에는 미국 전체의 1억 4200만명 이상이 폭염 아래 놓여 있었고 특히 서부 지역에서는 수 십군데 도시와 지역이 이번 주말까지 고온의 신기록을 경신하는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예보되었다.
오리건 주도 9일 부터 포틀랜드시가 39.4도 세일럼과 유진이 40.5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망자도 10명으로 늘어났다고 주 검시 당국이 밝혔다.
미 동부 지역도 10일까지 필라델피아, 뉴저지 , 델라웨어 일대의 폭염 경보가 유지되는 등 대부분 지역이 32.2도 (90F)를 넘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10일 소멸 예정이었던 폭염 경보가 다시 연장되고 있다.
주말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는 오토바이 주자가 사망하는 등 열질환 사고가 잇따랐다. 관광객들은 48.9도( 120F)를 나타내는 거대한 온도계 앞에서 인증 샷을 찍기도 했다.
런던에서 왔다는 관광객 사이먼 펠과 리사 그레고리는 냉방장치가 있는 승용차에서 내려서 고국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폭염을 체험하기 위해 일부러 더위를 느껴 ㅂ끼고 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이들은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는 중이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뜨거운 날씨다”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국립공원인 그랜드 캐년에서도 공원관리국 직원들이 최근 몇 주일 새 3명 째 등산객 시신을 수습했다. 이 곳 산악로 일부의 온도는 그늘에서도 49도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오리건 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산불까지도 폭염으로 진화가 어려워 피해가 늘어나는 중이다.
미국의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도는 것은 벌써 13개월째 계속되는 현상이어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재앙을 실감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