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미의 기준이 변하면서 가슴 축소 수술을 받는 미국 여성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왔다.
29일 NYT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기준 7만 6000명 이상이 유방 축소 수술을 받았다. 성전환이나 유방암 등 질병에 의한 가슴 재건을 제외한 순수한 축소술이다. 이는 2019년 이후 64%나 늘어난 수치로, 특히 30세 미만 여성들 사이에서 그 인구가 급증했다.
NYT는 그 원인으로 여성들의 이상적인 가슴 크기에 대한 인식 변화와 건강상의 영향 등을 꼽았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70% 이상이 자신의 가슴 크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NYT는 이에 대해 “여성의 가슴이 남성들의 시선에서 끝없는 평가와 비판의 대상인 것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큰 가슴이 주는 신체적 불편함도 축소술 급증의 배경 중 하나다. 운동하거나 갑자기 뛰어야 할 때, 춤을 출 때 등 일상 속 다양한 사례에서 큰 가슴으로 인해 불편과 굴욕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호주의 한 연구진은 영국성형외과협회(BAPRAS)의 학술지를 통해 가슴이 너무 큰 여성은 운동에 소극적이지만 유방 축소 수술을 받게 되면 운동 의지와 운동량이 늘어나 생활습관이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NYT는 이에 “작은 가슴을 갖고자 하는 것은 자기애적 행동이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독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여전히 유방 축소술보다 유방 확대 수술을 받는 인구가 매년 30만명 이상으로 많다. 그러나 NYT는 매년 적지 않은 여성이 통념을 깨고 축소술을 받는다는 점에서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에 주목했다. NYT는 또 솔트레이크시티 한 성형외과 의사의 발언을 인용, 실제로 이전에는 C컵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B컵으로 축소하길 원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NYT는 미국 성형외과 의사 중 여성 의사의 수가 20% 미만에 불과해 여전히 가슴 축소 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은 남성주의적 시각과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가 인용한 사례에 따르면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가슴 축소 수술 상담을 위해 남성 성형외과 의사를 찾았다가 “당신의 남편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이에 여성이 “이게 내 남편과 무슨 상관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유방 관련 사회과학 서적을 출간한 사회학자 사라 손튼은 NYT에 “우리는 모두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려면 남성들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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