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의료서비스 기업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범인에 대한 미국 내 동정 여론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톰슨 살인범에 대한 대중의 동정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사당국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미디어, 맨해튼 거리 등에서 대중들은 용의자에 대해 ‘혐오스러운 미국 영리 의료 시스템에 타격을 가한 준 국가적 영웅’으로 찬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범인이 체포되지 않기를 응원하고, 범인의 행동을 옹호하거나, 범인의 좋은 외모에 대해 언급하는 선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경찰의 범인 수색을 방해하라는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몇몇 사람들은 경찰에게 가짜 정보를 넘기거나, 범인처럼 옷을 입어 경찰을 혼란스럽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지난 7일 뉴욕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는 한 단체가 범인 닮은꼴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또 최근 몇 년 간 비공식 조직을 만들어 범죄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온 일부 온라인 탐정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선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전 보스턴 경찰국장이자 현재는 보안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에드 데이비스는 “비극적인 피해와 일어난 일의 폭력성을 고려할 때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정말 놀랍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대중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범법자에 대한 대중적 동정심이 일어난 것은 처음있는 일이 아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에릭 루돌프는 스모키 산맥에 숨어 7년 간 FBI를 피해다녔는데, 당시 루돌프의 지지자들은 ‘달려라, 루돌프, 달려라’라고 써진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고 한다.
다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총격범 응원 분위기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 큰 규모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또 범인을 지지하는 온라인 댓글 중 다수는 계층적 분노와 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소셜미디어 레딧의 커뮤니티 ‘오프 마이 체스트’에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살인범이 절대 잡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부자들은 응당한 처분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 작성자는 “사람들은 경찰과 FBI의 핫라인에 가짜 정보 등을 넘쳐나게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글에는 22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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