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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의 법무부가 뉴욕 현직 시장으로는 처음 부패 혐의로 기소된 에릭 애덤스 에 대한 기소를 중단하라고 검찰에 명령하자 담당 검사가 사임하며 반발했다.
부패 혐의 시장 기소 중단 명령에 검사, 법무부 공무원 사임
법무부가 이 사건을 부패 혐의 기소를 감독하는 워싱턴의 공공성실부로 이관하자 이 부서를 이끌던 두 사람도 사임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는 해당 부서의 변호사 3명도 사임했다.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같은 연쇄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부 통제 강화에 대한 강한 저항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보도했다.
NYT은 맨해튼 연방검찰청의 다니엘 사순 검사가 애덤스 시장에 대한 법무부의 기각 명령에 따르기보다 사임을 택했다며 가장 두드러진 공개적 저항이라고 전했다.
법무부가 관련 사건을 워싱턴의 법무부내 공공성실부로 넘겨 처리하려하자 이 부서의 케빈 O. 드리스콜과 존 켈러도 사임하고 수시간 후에는 해당 부서의 3명의 변호사도 사임했다.
하루 만에 검사와 연방 공무원 등이 줄사임을 했다.
앞서 에밀 보베 법무부 차관보는 10일 맨해튼 연방검찰에 애덤스 시장에 대한 기소를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보베 차관보는 지난해 9월 이뤄진 그에 대한 기소는 민주당 시장 예비선거에 너무 근접한 시점에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에 협조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애덤스는 구청장 시절 맨해튼에 있는 새로운 튀르키예 영사관의 승인을 빠르게 추진하는 데 도움을 주고 뇌물을 받는 등 5건으로 기소됐다.
검사의 기개와 자존심 보여준 사퇴의 변
사순 검사는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베 차관보의 사건 기각 명령은 공포나 호의없이 연방 범죄를 기소하고 법원에서 선의의 주장을 펼치는 나의 능력, 의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부유층이나 중요한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고, 약자에게 더 가혹한 대우를 하지 않고, 공평하게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따라서 나는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이 편지에 표현된 우려 사항을 귀하에게 제기하고 이에 대해 더 논의하기 위해 만날 기회를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보베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중 한 명으로 지난해 뉴욕주 형사 재판에서 트럼프를 대리했다.
사순 검사는 기존 5가지 혐의 외에도 사법방해 공모 혐의로 추가 기소할 것을 준비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애덤스가 증거를 파괴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중앙수사국(FBI)에 허위 정보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는 증거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베 차관보 사표 수리와 함께 8쪽 서한으로 반박
보베 차관보는 사순 검사의 사직을 수리하면서 8쪽 분량의 서한을 보내 사순 검사가 사건을 처리한 방식과 자신의 명령에 불복종한 결정을 비난했다.
그는 애덤스 시장 수사 검사들이 그의 명령에 따르지 않아 ‘행정휴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과 법무부 두 기관이 사순 검사의 행동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NYT는 보베 차관보가 사순 검사를 내무적으로 조사하도록 한 것은 자신도 조사를 받을 수 있어 그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보베 차관보의 서한은 대중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법무부 관리들과 맨해튼의 연방 검사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뉴욕 검찰 독립성 ‘주권 지구’ 수준
사순 검사는 13일 법무부 장관에 보내는 서한과 함께 이날 오후 이메일을 통해 사직서도 보냈다.
사순 검사는 사직 메일에서 “미국을 대표하고 뉴욕 남부 지방 검사로서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적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녀는 대법원에서 앤토닌 스칼리아 판사의 서기로 일했으며 보수적 법률 그룹인 연방주의자 협회의 회원이다. 그는 2016년에 뉴욕 남부지구 검찰청에 왔으며 2023년부터 검찰청을 통솔하고 있다.
NYT는 사순 검사가 속한 뉴욕 남부지구 검찰청은 13일까지 사순 여사가 이끌었으며, 오랫동안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검찰청으로 여겨져 왔다며 “워싱턴의 간섭을 물리치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해 ‘주권 지구’라는 별명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