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해병대가 투입됐다.
영화에서 분쟁지역이나 테러집단을 체포 격멸하기 위해서만 투입되는 미군 최정예 해병대가 LA에 투입된 것이다.
해병대 수백 명이 트웬티나인팜스 해병대 항공지상전투센터에서 LA로 이동 배치되고 있다. 지난 8일(일) 밤 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자 약 700명의 해병대원이 LA 지역에 대응하기 위해 동원됐다.
한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00명의 현역 해병이 연방 요원 및 연방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LA로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국방부가 발표한 공식 성명에 따르면 실제 배치되는 해병 수는 더 많으며 최대 700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원돼 연방 요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부사령부는 “주말에 경계 태세에 들어간 해병 보병 대대가 현재 작전 투입 상태로 전환됐다”며 “제1해병사단 소속 제2대대 7해병연대는 LA 광역지역에서 연방 인력과 연방 재산을 보호하는 타이틀 10(T10) 소속 태스크포스 51 부대와 통합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CNN의 국방부 출입기자 나타샤 버트런드는 이번 조치를 “대통령이 시위대에 맞서 군을 무력 시위 수단으로 사용하는 중대한 단계 상승”이라고 평가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9일에도 LA 연방청사 앞에 모였으며, 이들이 ICE 단속에 항의하는 가운데 벌어진 시위는 나흘째 이어졌으며 점차 격화되고 있다.
버트런드는 해병대의 역할이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교전 수칙은 여전히 최종 조율 중이며, 국방부 법률팀이 해병대가 거리에서 시위대를 만났을 때 적용할 수칙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해병대 배치는 연방 정부가 지역 정부와의 협의 없이 군사 작전에 개입하고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LA시와 캘리포니아 주 지도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은 모두 연방정부의 국가방위군 파견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 고조이자 정치적 보여주기라고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8일(일) 기자회견에서 “LA의 혼란은 행정부가 조장한 것”이라며 “이것은 공공안전이 아닌 다른 의도를 가진 정치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튿날인 9일,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에 대한 지휘권을 주지사에게 되돌려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 주지사를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워싱턴 D.C.에서 기자들에게 “그의 주된 범죄는 주지사직에 출마한 것”이라며 “그는 형편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 동원 결정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SNS에 “미 해병대는 여러 전장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며 명예롭게 복무해온 영웅들이다. 이들이 자국민을 상대로 독재적 대통령의 광기 어린 환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미 본토에 배치돼선 안 된다. 이는 미국답지 않다”로 밝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