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다에서 외래 침입종인 버마비단뱀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로봇 토끼’를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ABC뉴스에 따르면 플로리다 남부 수자원관리국은 ‘버마비단뱀 제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원격조종이 가능한 태양광 구동 로봇 토끼를 최근 플로리다 남부에 배치했다.
이 로봇은 장난감 토끼 내부에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전자부품을 장착해 개조한 것이다. 방수 처리를 통해 플로리다 특유의 높은 습도와 잦은 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 로봇 토끼는 버마비단뱀의 주요 먹잇감인 습지 토끼를 본따 설계됐으며, 실제 습지 토끼와 유사한 정도의 체온을 내고 특수 제작된 냄새를 뿜어 뱀을 유인한다.
로봇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뱀이 포착되면 즉시 당국에 알린다. 이후 버마비단뱀 포획 요원은 현장에 출동해 개체를 안락사 처리한다.
버마비단뱀을 인간이 수색해 발견할 확률은 1~3%에 불과하며,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는 평균 8시간 수색에 한 마리를 찾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버마비단뱀은 동남아시아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대형 뱀으로, 최대 5.5m까지 성장한다. 사슴 한 마리를 그대로 삼킬 수 있는 강한 턱 힘과 소화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975~2018년 사이 약 18만 마리의 버마비단뱀이 미국으로 유입됐다. 이후 버마비단뱀의 빠른 번식 속도, 토착종과의 먹이 경쟁으로 플로리다 남부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한다.
USGS 조사 결과 지난 수십 년간 버마비단뱀의 위 속에서는 포유류, 조류, 이구아나, 악어 등 최소 76종의 동물이 발견됐다. 동시에 너구리·주머니쥐·살쾡이 개체 수는 9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버마비단뱀은 2012년부터 수입이 금지됐지만 완전 박멸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K-News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