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A&M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일부 지역이 다른 곳보다 정전(정전 사고)에 훨씬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남가주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의 도시 회복력 AI 연구소(Urban Resilience AI Lab) 연구진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미국 전역의 각 카운티에 대한 전력 안정성 취약도 지수(PSVI, Power Stability Vulnerability Index)를 산출했다.
연구진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미국 본토 3,022개 카운티에서 15분 간격으로 기록된 약 1억 7,900만 건의 정전 데이터를 수집해, ‘강도(intensity)’, ‘빈도(frequency)’, ‘지속 시간(duration)’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기준으로 분석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Applied Energy에 발표됐으며, 논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전역의 카운티에서 전력 시스템의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45개 주의 318개 카운티가 고위험 ‘핫스팟’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고위험 지역은 주로 서부의 캘리포니아·워싱턴주, 동부의 플로리다·북동부 지역, 그레이트 레이크스 인근(시카고·디트로이트 대도시권), 텍사스 걸프 연안에 집중돼 있다. 연구진이 공개한 PSVI 지도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많은 카운티들이 최소 ‘주요 위험(major risk)’ 수준 이상으로 평가되었고, 일부는 ‘심각(severe)’, 또 일부는 ‘극단(extreme)’ 수준으로 분류됐다. 특히 남가주의 네 개 카운티는 ‘극단적 위험’ 범주에 포함됐다.
-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PSVI 점수 100점으로, 미국에서 유일하게 최고 위험도로 평가된 지역이다.
-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99.76점,
- 오렌지 카운티는 99.7점,
-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99.67점을 기록하며 상위 위험권에 속했다.
- 비교적 조금 나은 평가를 받은 샌디에이고 카운티(99.57점)와 벤추라 카운티(99.34점)도 ‘심각 위험’ 범주에 포함됐다.

텍사스 A&M의 알리 모스타파비 박사는 “전력 시스템의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규모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히 기상이변으로 인한 정전 사고가 더 빈번하고 길어지고 있으며, 매년 더 많은 고객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지역 간 송전망 경계에 위치한 카운티들이 더 높은 취약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이번 결과는 정전이 미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며, 전력 인프라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과 대응 전략 마련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PSVI 지도는 일반에 공개되어 있으며, 관심 있는 사람은 온라인에서 각 카운티의 위험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