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H-1B 비자로 미국에서 경력을 시작했다며, 최근 발표된 미국 정부의 비자 제도 개정이 IT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는 머스크가 처음 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한 뒤 H-1B 비자를 받아 IT 업계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H-1B 비자의 초기 발급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이번 조치가 외국 인재들이 미국에서 경험을 쌓고 스타트업을 설립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존 경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크크런치는 머스크가 지난해 12월 엑스(X·전 트위터)에 남긴 발언을 인용하며 “H-1B 비자가 없었다면 스페이스X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을 설립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인스타그램 공동 창립자인 마이크 크리에거 역시 H-1B 비자로 미국에 처음 입국한 사례로 소개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H-1B 비자 발급 수수료 10만 달러가 매년 부과된다고 발표했으나, 백악관은 이날 이를 신규 신청자에게만 부과되는 ‘일회성 비용’이라고 정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연간 수수료가 아니라 신규 비자에만 적용되는 일회성 비용이며, 갱신이나 기존 비자 소지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21일 오후 12시 1분부터 발효된다.
이 같은 조치로 미국 IT 업계는 자사 외국인 노동자들의 출국 금지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테크크런치는 특히 H-1B 비자의 약 70%가 인도 국적자에게 발급되는 만큼 인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H-1B 프로그램은 연간 6만 5000개로 제한되며 미국 대학에서 고급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졸업생에게는 2만 개가 추가로 제공된다. 비자는 추첨을 통해 발급되며 기본 3년간 유효하고 연장이나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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