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주요 공항의 항공관제 인력 부족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수천 명의 연방 항공관제사들이 임금 없이 근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항공편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미항공관제사협회(NATCA)는 6일 “전국의 항공관제사들이 급여 없이 근무 중이며, 항공 안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피로 누적과 인력 이탈로 항공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약 1만3천 명의 항공관제사가 필수 인력으로 지정돼 셧다운 기간에도 근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급여는 정부 예산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지급되지 않는다. FAA는 비필수 인력 1만7천여 명이 일시 휴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일부 공항에서는 이미 관제 인력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버뱅크, 애틀랜타, 시카고 오헤어 등 대형 공항에서는 근무 교대조가 줄어들어 항공편 지연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지방 공항은 인근 도시의 관제센터로 업무를 이관해 운영 중이다.
NATCA는 “정치적 교착이 항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관제사들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무급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 상태가 길어지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항공기 운항 일정이 전국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항공산업 분석가 앨런 리스터는 “FAA 인력은 이미 팬데믹 이후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이번 셧다운은 그 위기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경 기자>
관련기사 버뱅크 공항, 관제사 집단이탈’ 초유사태 … 샌디에고서 원격 통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