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에서 겨울 풍경을 즐기며 하룻밤 묵을 계획이었다면 잠시 미뤄야 할 전망이다.
국립공원 내 유일한 수도관에서 복수의 파손이 발생하면서 오는 토요일(6일)부터 공원 내 가장 오래된 호텔과 여러 로지에서 숙박이 전면 중단된다. 사우스림으로 물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절약해야 한다는 것이 공원 측 설명이다.
물 공급 문제로 인해 숙박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해당 수도관은 예상 수명을 훨씬 넘기며 그동안 잦은 고장을 일으켜 왔다. 2024년 8월에도 공원 측은 전례 없는 물 사용 제한 조치를 시행해, 성수기 중 갑작스럽게 숙박 시설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 제한 조치에 따라 엘 토바 호텔, 브라이트 엔젤 로지, 매스윅 로지를 포함한 주요 숙박 시설은 운영이 중단되며, 캠프장에서도 물을 사용할 수 없다. 공원 직원과 그랜드캐니언 빌리지의 연중 거주 주민 2,500명은 짧은 샤워, 제한된 화장실 사용, 면도나 양치 시 수도 잠그기 등의 절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공원 측은 숙박 재개까지 오래 걸리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엘 베어드 공원 대변인은 이메일에서 “모든 수리 작업이 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다음 주부터 물 공급이 재개되고 숙박 시설 운영도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일 새로 눈이 내렸음에도 용접 수리가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공원 측은 앞으로 며칠간 배관 세척 및 재가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숙박은 제한되지만, 당일 방문객은 계속해서 공원 출입이 가능하며 공원 밖에는 이용 가능한 숙박 시설이 여전히 있다.

겨울은 비교적 방문객이 적은 시기지만, 지난해 12월에만 4만1,000명 이상이 공원 내 숙박 시설을 이용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그랜드캐니언 방문객은 약 5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약 90%가 사우스림을 찾았다.
길이 12.5마일의 트랜스캐니언 수도관은 공원 주민·직원·관광객의 주요 물 공급원이다. 1960년대에 설치된 이 시설은 오랫동안 관리 우선순위로 꼽혀왔으며, 공원 입장료 일부도 유지·보수 비용으로 배정되고 있다.
수도관과 관련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2억800만 달러 규모의 재활 공사는 2023년에 시작됐으며, 국립공원관리청은 이를 “향후 공원이 주민과 방문객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필수 투자”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