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안보부 수석 변호사가 지난해 6월 LA에서 열린 반 ICE 시위 당시 연방 요원들이 “시위대를 그냥 때리고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을 모두 체포했어야 했다”고 언급한 내부 이메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이메일은 비영리 감시단체 American Oversight가 정보공개법을 통해 확보해 LA 타임스에 단독으로 제공한 것이다.
이 이메일에는 국토안보부 변호사들이 개빈 뉴섬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수천 명을 LA에 배치한 조치를 두고 제기한 소송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캘리포니아 국방부 소송’이라는 제목 아래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방어하기 위한 법적 대응을 조율했고, 이민세관단속국 LA 지부장이 군 병력 배치를 지지하는 선언문 초안도 포함됐다.
이메일의 마지막은 당시 국토안보부 법률고문 대행이었던 Joseph Mazzara가 보낸 것으로, 그는 시위대가 연방 건물 방어선을 돌파하려 했던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월 11일 “공성추 사건에 대해 읽을 때마다 얼마나 과격한지 놀랍다”고 썼다.
이어 법 집행기관을 ‘그들’이라고 지칭하며 “그들이 방어선을 구축했을 때 시위대를 그냥 때리고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을 모두 체포했어야 했다”며 “사람들은 막대기에 맞는 걸 싫어하고, 그런 일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면 도망가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마자라는 이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부국장으로 임명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최근 해임된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이 국무부 특사로 이동하면서 함께 자리를 옮긴 10명의 직원 중 한 명이다.
마자라가 언급한 ‘공성추 사건’은 법원 문서에도 상세히 기록돼 있다.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 판사단이 6월 19일 내린 명령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측 변호인들은 시위대가 연방 요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증거를 제출했다. 시위대는 ICE 차량에 물건을 던지고 연방 보호서비스 요원들을 제압했으며, 콘크리트 조각과 액체가 담긴 병 등을 투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위대는 “대형 상업용 쓰레기통을 공성추처럼 사용해” 연방 건물 주차장을 돌파하려 했다고 문서는 밝혔다.
문제가 된 발언은 당초 비공개 처리하려던 표시가 된 상태로 American Oversight에 전달됐으며, 해당 문장이 삭제된 버전도 함께 제공됐다.
American Oversight의 사무총장 Chioma Chukwu는 “행정부가 왜 이 발언을 숨기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며 “이는 시위대에 대한 적대감이 정부의 시민 자유 보호 의무와 심각하게 배치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ICE 최고 변호사를 지낸 케리 도일은 해당 발언이 일반 시민과 현장 요원 모두에게 미칠 수 있는 피해 가능성에 대해 충격적인 무책임함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이메일이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자문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오히려 헌법 위반을 조장하거나 최소한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작전 전략에 대한 언급은 그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장 인력은 그와 동료들의 법적 지침에 의존하는데 잘못된 조언을 하면 책임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놈 장관의 해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과정에서 폭력 사태가 확대된 데 대한 반발 속에서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는 미국 시민 시위대가 이민 당국 요원에게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도 포함됐다.
도일은 장관의 역할 중 하나가 조직 전반의 분위기를 설정하는 것이라며, 마자라의 발언은 이러한 분위기가 기관 전반에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후 연방대법원이 국내 치안 활동에 군 병력을 동원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법적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2월부터 LA와 다른 민주당 주도 도시에서 주방위군 철수를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시위는 LA 다운타운 일부 지역에서 상당한 재산 피해를 초래했지만, 연방 검찰이 요원 공격 혐의로 기소한 많은 시위자들에 대해 대배심은 기소를 거부했다. 또한 LA 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충돌은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