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에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5세 어린이가 타고 있는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해 운전자가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ICE 요원이 차량 앞유리를 향해 7발을 발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뉴욕시 당국과 연방정부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건은 8일 오후 4시께 뉴욕 맨해튼 북부 마블힐 지역의 웨스트 225번가와 마블힐 애비뉴 인근에서 발생했다.
ICE 요원들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오스카 벨갈(28)을 체포하려다 그가 운전하던 혼다 CR-V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당시 차량 뒷좌석에는 벨갈의 5세 아들이 타고 있었다.
뉴욕경찰국(NYPD) 제시카 티시 국장은 ICE 요원 1명이 차량을 향해 총 7발을 발사했으며, 벨갈이 왼쪽 귀 아래 목 부위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벨갈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아들은 다치지 않았다.
총격 당시 ICE 요원들은 건설현장 작업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목격자는 이들이 처음부터 연방 요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보기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ICE 측은 벨갈이 체포를 피하려고 차량을 급가속해 연방 요원들과 차량을 위협했기 때문에 총격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도 9일 기자회견에서 요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며, 총격 당시 차량 뒷좌석에 어린이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벨갈이 실제로 요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시켰는지를 놓고 상반된 증언이 나오고 있다. 총격의 정당성은 아직 독립적인 조사로 확정되지 않았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사건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ICE의 총격을 강하게 비난했다.
맘다니 시장은 “학교가 막 끝난 시간이었고 거리에는 가족과 어린이들이 가득했다”며 “5세 어린이가 뒷좌석에 타고 있는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ICE의 단속 방식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뉴욕에서 이 같은 연방 이민단속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도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총격 소식이 알려지자 벨갈이 치료받던 병원 밖에서는 이민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 당국은 사건 경위와 ICE 요원들의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ICE는 벨갈에게 과거 절도 유죄 판결과 다른 형사 혐의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체포 대상자의 범죄 전력과 별개로 어린이가 동승한 차량에 7발을 발사한 것이 정당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9일 공개된 뉴욕경찰의 보디캠 영상에는 총격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대응 장면이 담겼다. 다만 이 영상만으로 ICE 요원의 발포 직전 상황과 차량의 움직임을 모두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총기 사용의 적절성과 연방 요원들의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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