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히스패닉 유권자 결집에 트럼프 경제정책 불만까지 겹쳐
미국 정치의 보수 텃밭으로 불려온 남부 지역에서 공화당의 수십 년 장기 집권 구도가 무너지고 있다.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텍사스와 조지아 등 핵심 남부 주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미국 정치 지형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민주당이 남부 지역에서 공화당의 오랜 지배력을 무너뜨리며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 지도를 다시 그렸다고 보도했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텍사스에서 나왔다.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후보가 3선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고 텍사스 최초의 히스패닉 주지사로 당선됐다. 민주당이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연방 상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승리하면서 30년 넘게 이어진 공화당의 주 전체 선거 독주가 막을 내렸다.
조지아에서는 케이샤 랜스 바텀스 전 애틀랜타 시장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다.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도 재선에 성공했으며, 민주당은 주 하원까지 탈환했다.
민주당의 돌풍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의 연방 상원 선거로 확산됐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흑인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참여가 민주당 승리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WSJ은 남부의 인구구조 변화가 정치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남부연합에 속했던 11개 주에서 히스패닉 인구 비중은 2000년 13%에서 2025년 22%로 증가했다. 다른 지역에서 남부로 유입된 주민들도 기존 보수 중심의 정치 구도를 흔들고 있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겹치면서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에서도 이탈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조지아의 공화당 전략가 라이언 머호니는 이번 참패를 공화당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고 비판하며, 트럼프 중심으로 재편된 당의 노선이 전통적인 보수 유권자들의 요구와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부가 민주당의 새로운 텃밭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의 영구적인 몰락보다는 남부 지역이 다시 양당의 치열한 경쟁 무대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텍사스와 조지아에서 나타난 변화만으로도 2028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더 이상 남부의 승리를 당연하게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