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자국 테콜루카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수감된 갱단원들을 프랑스에 보내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부켈래 대통령은 전날 파리 패션위크에서 멕시코계 미국인 디자이너 윌리 차바리아가 선보인 패션쇼를 두고 “범죄를 미화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의 쇼에서는 35명의 남성 모델이 세코트의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흰색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등장, 런웨이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세코트는 엘살바도르가 미국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미국에서 추방된 불법 체류자들을 수감하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수감 시설이다. 하지만 수감자에 대한 가혹한 처우와 인권 침해 논란 등으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제기돼왔다.
텔레그래프는 차바리아의 패션쇼에 대해 엘살바도르의 강경한 치안 정책과 반인권적인 세코트 운영 방식을 비판·풍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일부 모델은 ‘America(미국)’라는 글자가 거꾸로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는데, 텔레그래프는 이를 차바리아가 ‘미국이 후퇴하고 있다’는 신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패션쇼 초대장을 이민 소환장 형식으로 제작해 정치적 메시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프랑스 정부의 승인을 받는 대로 세코트의 모든 수감자들을 파리로 보내겠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도 “범죄를 미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을 보여준다”고 거들었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은 급증하는 살인과 폭력 범죄에 대응하고자 2022년 3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만명의 갱단 용의자들을 세코트에 수감해왔다.
지난 3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방한 베네수엘라 갱단원 238명을 세코트에 수감하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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