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사법제도는 삼천 년간의 인류 희생으로 쌓은 빅데이터이자, 인간성과 권력에 대한 심오한 고찰의 결과물이다.”
책 ‘검사내전’으로 주목받은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이 ‘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를 펴냈다.
책은 법이 최초 등장했던 시기부터 현대까지 재판 역사의 서사를 담았다.
저자는 법 자체를 조명하기도 하지만 ‘법이 어떻게 권력과 대중에 의해 왜곡되는지’에 파고 든다. 고대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를 사형으로 이끈 오심(誤審)의 순간부터 현대 미란다 원칙 탄생까지 형사사법제도의 역사와 진화 과정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우르남무 법전, 함무라비 법전 등 인류 최초 법 제도의 탄생을 말하며 약자를 보호하고 인간의 본능적인 복수심 억제 수단의 취지를 조명한다.
또 오늘날 형사사법제도의 수사-기소-재판 절차를 ‘비효율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이 비효율성이 정의 구현에 필요한 과정임을 역설한다.
저자는 도구를 활용해 극한의 효율성을 찾은 인류의 문명을 조명하며 형사사법제도를 이에 대입한다.
저자는 “형사절차는 단지 가해자를 벌주는 도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형사사법제도의 비효율을 오히려 ‘신중함’과 ‘보장’을 위한 구조라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결국 사람을 지키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정한 적법절차”라고 말한다. 또 법은 의심을 줄이고 실수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의 느린 절차를 강조한다.
“형사사법제도는 ‘인간은 부조리하고 감정적이며 부정확하다’라는 깨달음 위에 세워진 것이다.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없고, 감정과 분노에 따라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말도록 여러 가지 견제 장치를 둬야 한다. 그 견제 장치가 바로 적법절차이다.” (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