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탓에 2019년 쫓겨난 맥도날드사 전 CEO 스티브 이스터브룩이 1억500만달러에 달하는 퇴직금을 반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이스터브룩이 해고될 당시 조사관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15일 이뤄진 합의에 따라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맥도날드 이사회 의장 엔리케 에르난데스 주니어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이스터브룩이 “CEO 지위를 악용한 것을 포함해 거짓말과 잘못된 행위에 책임을 지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스터브룩은 지난 2019년 회사 규정을 위반해 부하직원과 성관계를 가졌음이 드러난 뒤 맥도날드사와 분쟁을 이어왔다.
해고 당시 맥도날드 이사회는 이스터브룩이 “잘못 판단했다”고 결정하면서 긴 소송전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고 사유로 부정직과 범죄행위를 적시하지 않았으며 4000만달러(약 474억원) 이상의 퇴직보상금을 지급했었다.
그러나 맥도날드사는 이스터브룩과의 고용계약에 정당한 사유로 해고된 것이 확인되면 퇴직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음을 발견했다.
지난해 맥도날드 직원이 이스터브룩이 다른 직원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히면서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맥도날드사가 소송을 제기했다.
맥도날드사는 이스터브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스트브룩이 회사 메일 계정에서 개인 메일 계정으로 보낸 메시지들에 첨부된 “맥도날드사 직원의 사진을 포함해 수십장의 누드 및 부분 누드 또는 다수 여성의 성적 사진과 동영상” 발견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사는 또 이스터브룩이 수십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자신과 관계를 맺어온 여직원에게 증여했다고 폭로했다.
이스터브룩은 맥도날드사 CEO로 재직하는 동안 6400만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각했다. 2019년 해고될 당시 그에게 부여된 주식과 스톡옵션은 4100만달러(약 486억원) 상당이었다. 그러나 2019년 맥도날드사 주식이 급등하면서 그에게 부여된 주식과 스톡옵션의 가치가 8900만달러(약 1054억원)로 늘어났다. 이스터브룩이 해고된 뒤 주식을 처분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스터브룩은 퇴직금 반환 합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맥도날드에 재직하는 동안 회사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동료들과 이사회, 회사 가맹점 및 공급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스터브룩이 반환키로 한 퇴직금 액수는 역대 최고액이 아니다. 2007년 중권감독위원회는 유나이티드헬스사 CEO 윌리엄 맥과이어로부터 4억달러를 회수했다. 또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데니스 코즈로우스키 전 CEO를 상대로 5억달러(약 5923억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