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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유류세 면제, 약일까 독일까…정유사만 웃는다

2022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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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에너지정보국EIA 웹사이트 캡처

유가 급등으로 궁지에 몰린 조 바이든 대통령이 22일 연방유류세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해 줄 것을 연방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유류세 면제가 효과를 내기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유류세 면제가 석유업계에만 이익이 되며 궁극적으로 석유 공급 부족을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WP는 이같은 우려의 배경을 조목조목 분석했다.

◆원유 생산에 미치는 영향

백악관은 3개월 동안 휘발유 1갤런당 18센트(약 234원)와 중유 1갤런당 24센트(약 312원)의 연방유류세를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 주 정부들이 약 25센트(약 325원)의 자체 유류세를 유예하도록 요청했다.

현재 정유사들은 휘발유와 중유 공급 능력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이 점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게 만들어 유가가 급등했다.

유류세 인하로 가격을 낮추면 수요는 더 늘어나고 공급부족이 심해진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경제 고문이던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 등은 유류세 인하가 가격을 오히려 올려 정유사들 수입만 늘어나고 일반 소비자들은 거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바이든 행정부는 유류세 면제 조치가 경제를 진작시켜 “근로자 가계에 숨통을 틔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생각이 다른다.

유류세 면제가 소비자보다 정유사들에 이익을 늘리는 것에 반비례해 연방 고속도로신탁기금 수입이 100억달러 줄어든다.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 관리가 엉망인 상태에서 도로, 교량 등 공공시설 투자가 긴급한 상황이다. 백악관은 이 부족분을 다른 연방 재원으로 보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방안은 설명하지 않았다.

수요공급의 불일치 문제도 있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수요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차를 덜 굴리도록 해야 휘발유 가격이 크게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을 늘리지 않고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들이 더 차를 굴리도록 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수요공급 불일치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의회의 반대 분위기

공화당 의원들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술책이라고 비난한다.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번 발표 이전에 유류세 면제가 “보여주기식”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기영합을 노리는 의원들과 좌우파 의원들 모두 정유 대기업에 주는 선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환경 규제를 일부 풀어 정제유 생산 증대를 도모해야 하며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방안이 소비자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패할 경우 유가 인하 대안

단기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상태다. 전략비축유 공급을 하루 100만배럴 늘렸고 에타놀 제조에 관한 환경 규제를 완화했다. 석유회사들이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하고 이익을 줄이라고 요구해왔다. 이 조치 모두 유가를 낮추는데 효과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효과가 날 수 있는 수단이 지난주 발표된 경기 침체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석유시장이 폭락했고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경기 침체 뿐이라고 말한다. 아니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갑자기 중단돼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금수가 해제되는 상황이 도움이 된다.

◆과거 사례

1934년 1번 있었다. 의회가 금주법 폐기에 따라 휘발유세를 0.5센트 낮췄다. 주류 판매가 합법화되면서 연방정부는 유류세 인하로 줄어든 세수를 보충할 수 있었다.

유류세 한시 면제는 전에도 거론된 적이 있다. 2008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유가가 지금보다 더 올랐고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모두 유류세 면제를 공약했다. 그러나 선거 최후 승자인 오바마는 유류세 인하에 반대했다.

◆유예 기간 3개월인 이유

3개월 뒤면 상황이 좋아질까? 그때 가봐야 알 일이다. 통상 유가는 노동절이 지나면서 하락했다. 여름 휴가철 이동이 끝나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올 여름은 특히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완화하면서 캠핑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요 급증으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석유 시장 분석가들은 휴가자들의 석유 수요가 사라지면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유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덜어지는 현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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