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다며 주목하고 있지만, 일부 저개발 국가들의 물가는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있다고 8일 CNN비즈니스가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뛰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2021년 대비 지난해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우 최근 몇년 간 전례 없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2018년의 경우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3만%라는 사상 초유의 슈퍼 인플레이션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310%로, 전 세계 국가들 중 가장 높았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임금도 더욱 빈번하게 오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수중에 돈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빠르게 돈을 써 버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투자사 포트폴리오퍼스널인버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밀리아노 안셀미는 “일부 업계에는 두 달마다 임금 협상을 요구하는 노조가 있다”면서 “내일은 모든 것이 더 비쌀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돈을 받는 대로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국가들에선 사람들이 변동성이 큰 자국 통화를 신뢰하지 않아 달러화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미 달러화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아르헨티나에서 집을 구매하려면 달러 단위로 모아 일시불로 지급해야 한다.
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중순 9% 정점을 찍은 이후 서서히 둔화되며 지난 5월 4%까지 떨어지며 안정화됐다.
이는 물론 밀레니얼 세대, Z세대의 미국인들이 경험한 인플레이션 중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시작된 1982년 이후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평균 2.9%였고,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한 동안 4%를 넘는 데 그쳤다.
선진국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은 1990년대 이후 평균 2.4%를 기록해 왔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초저인플레이션 기간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요인으로 인해 2021년에 끝났다. 2021년 영국 등 유럽국가들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5% 이상으로, 다음해인 2022년에는 7% 이상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