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27일 현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 7개 완성차업체와 손잡고 북미 지역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가능성에 대해 “고객 편의를 가장 중심에 두고 추가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충전 얼라이언스가 목표하는 바는 공공 충전 부문에서 가격과 충전 속도 측면에서 우위를 가져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7개 완성차 기업이 참여한 상황이므로 이 얼라이언스가 결국 고객들을 다 가져갈 수 있어 사업적으로 유리하다”며 “구체적인 내용과 충전 타입, 사업 방식에 대해서는 더 논의를 거친 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BMW·GM·혼다·메르세데스벤츠·스텔란티스와 함께 북미 지역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 시내와 고속도로에 최소 3만개의 고출력 충전소를 설치하고, 모든 전기차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미국 표준인 CCS와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NACS 커넥터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조인트벤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연내 설립 예정이다. 내년 여름에 미국에서 첫 충전소를 개장하고 이후 캐나다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각 충전소에는 여러 대의 고출력 DC 충전기가 설치되며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할 방침이다.
기아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아는 이날 “전기차 대중화 단계의 가장 큰 고객 요청은 가격과 충전”이라며 “충전은 OME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가고 있고 가격은 경제형 EV를 출시해 고객의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내년 사업계획 및 라인업 확장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드웨어뿐 아니라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전기차 배터리 구독·임대 서비스)처럼 고객의 가격 부담이 큰 배터리 부분에서 활발하게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며 “고객이 배터리를 리스 형태로 사게 되면 구매 부담이 크게 낮아져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도 “내부적으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이 전기차 시장”이라며 “앞으로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격화된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 포인트는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 수익성보다 무게를 둬야하는 부분이다. 필요하다면 가격도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을 양보하면서 점유율을 지키는 대응은 본격적으로 2024년 이후 신차가 나가면서 진행될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비용에 대한 부분이나 비가격적 요소를 찾아서 경쟁력을 가져간다는지 추가적 노력을 기울여 전기차에서 오는 수익 위축을 어느정도라도 만회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본부장은 “기아는 기존 전기차의 수익성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였고 전기차 시장 격화로 수요가 위축된다면 우리의 강점인 내연기관차를 통한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기대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올해 EV5과 EV9이 나오고, 내년에 세단이 나오면 모든 차종을 갖추는 장점이 있다”면서 “몇 개 차종에 국한해 전체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일부 브랜드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경쟁이 격화하면서 어려운 시장이 되겠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위를 지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