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5 프로가 발열 논란에 휘말렸다.
이 핸드폰에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최신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쓰였는데 이 AP가 발열 진원지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가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해 핸드폰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들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의 신제품 스마트폰 아이폰 15 프로에 들어간 모바일 AP ‘A17 프로’가 성능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중국의 한 리뷰어는 아이폰 15 프로로 고사양 게임을 구동한 결과, 30분 만에 제품의 온도가 48도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발열은 스마트폰 성능 저하로 이어지는 문제다 .
IT 전문 매체 WCCF테크는 “칩셋의 온도를 통제할 수 없을 때 전작 대비 성능 개선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화재 등 안전 문제와도 결부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TSMC 3나노 공정, 발열 못 잡았나…삼성엔 호재될 수도
이번 발열의 원인은 복합적일 수 있다.
애플이 냉각 시스템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거나, 반도체 칩의 배치 등 설계 문제도 거론된다.
외부 요인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바일 AP 칩의 설계도 격인 arm의 설계자산(IP)이나, TSMC의 3나노 제조 공정도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다.
단 TSMC의 3나노 공정이 예상보다 수요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발열 문제까지 나오면서 고객 확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TSMC가 3나노에 적용한 트렌지스터 구조 ‘핀펫(FinFET)’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들린다.
iPhone 15 Pro Max facing issues alrea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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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fused (@coinssglobal) September 22, 2023
전기 신호를 켜고 끄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인 트렌지스터는 갈수록 크기가 작아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전류 제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전류가 흐르지 말아야 할 곳으로 새어 나가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생겼다. TSMC와 애플은 안정성 문제로 4나노에서도 적용한 핀펫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다.
TSMC의 발열 논란으로 삼성전자가 차세대 트렌지스터 구조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사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전력 효율을 높인 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를 적용 중이다. 이론상 GAA는 핀펫보다 전류가 흐르는 통로(채널)와 스위치(게이트) 간 접촉면이 넓어 전류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전력 소모가 적고, 전성비(전력대비 성능) 측면에서도 10% 정도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성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TSMC의 문제라면) 고객 입장에서는 무조건 TSMC가 아니라 멀티 소싱을 고민해야 할 것”이며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에게 의미 있는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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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스마트폰 발열 논란…미세화 한계 봉착했나
다만 앞으로도 스마트폰의 발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미세화와 발열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다.
스마트폰에서 과도한 열이 발생하는 것은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반도체는 소비 전력을 줄이고 동작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크기를 줄이고 있다. 애플은 이 모바일 칩에 TSMC의 3나노 공정을 적용했는데, 현존하는 반도체 공정 중 가장 회로 선폭이 좁아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열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이 난점이다. 좁은 공간에 회로가 촘촘하게 배치되자, 한 회로에서 다른 회로로 전류가 새면서 열 에너지를 유발한다.
열은 기기 화재나 오작동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칩의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다. PC나 서버 등은 온도가 높아지면 선풍기를 돌려 열을 식히지만, 스마트폰은 디자인과 공간, 소음 등을 이유로 발열 제어에 제약이 크다.
일반적으로 이를 고려해 열 전도가 빠른 물질을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발열 제어가 어렵다면 성능을 희생해서라도 열 발생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발열은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고의 성능 저하 논란에 휩싸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화가 가속화될수록 어떻게 발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기술 경쟁력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