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십 만 명의 미국인들이 중상류층으로 진출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였던 회계 관련 직종들이 연봉 상승 정체로 인해 최근 외면받고 있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서 회계 관련 직종 기피 현상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회계학으로 유명한 미 애틀랜틱대, 메릴랜드대 등의 미국 대학들에선 최근 몇 년간 회계 관련 학부 전공자들의 수나 등록률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고 한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이같은 회계 관련 인력 감소로 기존 회계사들의 업무량이 가중됐고, 2019~2022년 사이 30만명 이상의 회계사가 일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직종에 비해 회계 관련 직종의 임금이 정체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WSJ가 미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젊은 회계사들의 평균 급여(물가상승률 반영)는 정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업계 단체인 감사품질센터(Centre for Audit Quality)가 올해 초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타 전공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초봉이 더 높기 때문에 회계 전공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반면 최근 몇 년 간 미국에서 금융, 마케팅, 물류, 컨설팅 분야 젊은 세대들의 급여는 상승했다. 박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젊은 교사들의 급여조차 소폭 올랐다고 한다.
이같은 임금 상승률 격차는 회계 관련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이며, 이미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회계사 부족 현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약 15년 전만 해도 회계학과는 상당히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계 분야의 안정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메릴랜드대 회계학과의 경우 2008년 대비 2012년에 약 100개의 학사 학위를 더 수여했다. 같은 기간 오리건대 회계학 전공자들의 수는 약 30%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회계 교육 분야에선 위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틀랜틱대 회계학과의 조지 영 교수는 학사·석사 과정 학생 수가 2017년 1500명에서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면서 “회계학과 최악의 위기”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