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전쟁에 ‘저항의 축'(중동 내 反이스라엘·反미 진영) 맹주 이란까지 참전 조짐을 보이며, 1년 전 가자 전쟁으로 시작된 중동 정세가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뉴욕증시는 하락하고 국제유가는 급등하는 등 세계 시장이 요동쳤다.
1일(현지시각)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전장 대비 0.429포인트(0.426%) 오른 101.213을 나타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으로 100선에서 101선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달러인덱스가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면 그만큼 달러 가치가 강세라는 뜻이다.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391까지 올라 지난달 19일 이후 12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공 시스템으로 이란의 미사일 대부분이 격추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20%가량 오른 143엔대로 올랐고, 달러-위안 환율도 7.01위안대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6.8원)보다 7.0원 오른 1323.8원에 출발했다.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자 뉴욕증시는 출렁이다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3.18포인트(0.41%) 내린 4만2156.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73포인트(0.93%) 하락한 5708.75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81포인트(1.53%) 내린 1만7910.36에 장을 닫았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소식 이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이 그 피해와 이스라엘의 보복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유가 상승 폭은 줄어들었고, 주가도 하락 폭을 축소했다.
페드워치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벤 에몬스는 “변동성이 통화와 석유로 확대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자산 클래스 전반에 걸쳐 더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가들을 인용해 “중동이 전랑 속으로 빠져들며 시장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이날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해 대규모 미사일 발사를 단행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제한적” 공격을 시작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란으로부터 발사된 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공군에 피해가 없으며, 공군의 방공 시스템과 항공 관제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헤즈볼라를 비롯해 중동에서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무장 세력의 뒷배 역할을 해 온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자, 중동 정세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