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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한국 유통·식품업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SPC와 CJ제일제당, CJ푸드빌 등은 ‘K푸드’ 열풍에 힘입어 미국에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한창이다.
SPC그룹은 텍사스(Texas)주 존슨 카운티(Johnson County)에 속한 벌리슨 시(City of Burleson)에 제빵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지방 정부와 투자 계획 및 지원금에 대해 최종 조율 중이다.
SPC그룹이 건설 예정인 미국 제빵 공장은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파리바게뜨가 진출할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다.
이 공장은 투자 금액 약 1억6000만 달러(약 2363억원), 토지 넓이 약 15만㎡(4만5000평)로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존슨 카운티와 벌리슨 시 지방 정부는 이번 공장 투자 유치를 위해 파리바게뜨에 약 1000만 달러(약 147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매장 200여개를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는 북미 지역 매장 수가 빠르게 늘면서 제품 공급량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파리바게뜨는 텍사스 공장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만두, 즉석밥, 냉동치킨 등 K푸드를 미 현지에서 판매중인 CJ도 북미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7000억원을 투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Sioux Falls)’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의 부지에 건설된다.
2027년 완공시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공장이 된다.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2019년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한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에 20개의 식품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미국은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 중 8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수폴스 공장 착공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한 크리스티 노엄(Kristi Noem)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도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CJ푸드빌도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약 700억원을 투자해 조지아주에 생산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 공장은 약 9만㎡의 부지에 건설된다.
연간 1억개 이상의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면 북미 지역 뚜레쥬르 가맹점의 생산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조지아주는 미국 전역으로의 시장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식품 업계 최초로 미 동남부 지역에 진출하게 된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뚜레쥬르 매장 수를 지난해 말 기준 150개 수준에서 2030년까지 100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식품 업계가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현지 경쟁력을 강화해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게 된다면 관세를 부담하게 돼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집권 이후 보편관세가 적용될 경우 식품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미국에 생산기지를 짓고 현지 생산에 나서는 등 보편관세를 대비하기 위한 현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