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물류시설에서 일하는 로봇 수가 조만간 인간 노동자 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대기업 아마존은 수년간 사람들이 손으로 하던 작업을 자동화해 왔고, 아마존 역사상 최다인 100만 대가 넘는 로봇이 배치돼 인간 노동자 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다. 1분기 기준 아마존 직원 수는 156만 명이다.
아마존 창고에 투입된 로봇들은 선반에서 물건을 집어 올리고, 운반하고, 분류하고 포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도입된 로봇은 촉각 센서를 갖춰 정교하고 미세하게 선반에서 다양한 물건을 집어 올릴 수 있다. 아마존은 로봇들을 주문 처리 과정에 연결해 기계들이 인간과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전 세계 배송 중 약 75%가 로봇에 의해 이뤄진다.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은 물론, 물류센터 내 직원들의 잦은 퇴사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5년간 코네티컷주 윈저에 있는 아마존 창고에서 물건을 집는 일을 했던 네이샤 크루즈는 “무거운 짐을 들거나 많이 걸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컴퓨터 화면 앞에서 미국 전역의 아마존 시설 내 로봇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관리한다”며 “초기보다 약 2.5배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아마존의 신규 채용도 줄고 있다. 또 아마존은 2022년 초부터 2만7000명 이상을 감원했고, 최근에는 리테일과 디바이스 부문에서 소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분석 결과, 아마존 시설당 평균 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약 67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6년 만에 최저치다.
직원 수는 줄었지만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다. 1인당 아마존이 직접 처리하는 배송 물량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5년 약 175건에서 지난해 약 3870건으로 늘었다.
아마존 CEO “AI가 일자리 줄일 것…하지만 새로운 일도 만들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챗봇 같은 생성형 AI와 특정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자동화된 AI 기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적극 도입하면서 앞으로 몇 년 안에 직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재시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정확히 어느 정도까지 줄어들지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기술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면 기업 내 인력이 축소될 것이고, 아마존 역시 총 인력 규모를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자동화로 인해 일부 일자리는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도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 로보틱스의 선임 응용 과학자 예쉬 다타트레이야는 AI를 활용해 로봇을 발전시키는 팀을 이끌고 있는데, 그는 “로봇 기술자 같은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며 “앞으로 창고 로봇이 ‘트레일러에서 내리라’는 음성 명령에 반응하는 보조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아마존은 사람처럼 팔과 다리, 머리를 갖춘 인간형 로봇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봇은 현재 아마존에서 재활용 용기를 나르는 작업 등을 테스트 중이고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마존 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 타이 브래디는 “앞으로도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며,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작업을 보조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