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워싱턴DC 연준을 방문해 건물 개보수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미국 대통령의 연준 본부 방문은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벤 버냉키 의장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건물 개보수 비용이 예산을 초과해 호화 리모델링 논란이 제기된 현장을 직접 둘러본다는게 방문 목적이었는데, 사실상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행보다.
그 의혹이란 것이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을 대동하고 직접 찾아가 살필 만큼 시급하고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백악관은 연준의 개보수 공사가 예산을 7억 달러 초과한 25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방문을 “중앙은행에 대한 압력을 증폭하기 위해 고안된 정치 연극”이라고 표현하며 “파월 의장의 대중적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색다른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연준 방문 계획을 발표했으며, 연준은 이러한 발표가 이뤄질 때쯤에야 방문사실을 통보받았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투어에는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국장, 제임스 블레어 부비서실장, 윌 샤프 문서 담당 비서관과 팀 스콧(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톰 틸리스(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등이 함께했다. 두 상원의원은 모두 연준을 감독하는 은행위원회 소속이며, 블레어 부비서실장과 샤프 비서관은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 위원을 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어 시작에 앞서 알고보니 연준의 건물 개보수 비용이 31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듣고 있던 파월 의장은 충격을 받은듯 보였으며, 고개를 저으며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완공된 건물 비용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취재진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본색도 조금씩 드러났다. 한 기자가 부동산 개발업자 입장에서 만약 프로젝트 관리자가 예산을 초과했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해고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상을 지칭하진 않았으나 파월 의장을 겨냥한 질문과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파월 의장에 대해 조기 해임 의사를 드러냈다가, 시장이 동요하자 걷어들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취재진이 파월 의장이 비판받지 않으려면 어떤 말을 해야하느냐 질문하자 “그가 기준금리를 낮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투어가 종료된 이후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것(해임)은 큰 조치이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나는 그가 조금 늦기는 하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마음에 둔 인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있다. 두명 내지는 세명”이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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