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 감소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자,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는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청사진을 강조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월가와의 통화에서 부진한 재무실적보다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 새로운 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주목하라고 강조하며 테슬라가 이 기술들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우리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이룬 성과는 부정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회의론자들은 지금 망신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머스크가 전기차 판매 부진에 크게 반박하지 않았고, 전기차에 대한 크레딧(탄소배출권) 수익 감소는 가볍게 넘겼다”며 “연말 출시 예정인 저가 모델은 완전히 새로운 차가 아닌, 인기 차종인 ‘모델Y’ 크로스오버 SUV 개량형임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크레딧 판매는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내연기관차 제조사들이 배출가스 규제 위반에 따른 벌금을 피하기 위해 테슬라로부터 크레디트(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왔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110억 달러의 수익을 크레딧 판매로 올렸지만, 이달 초 통과된 공화당 주도의 감세법안은 배출가스 규제 위반에 대한 금전적 처벌 조항을 없애, 앞으로 크레딧 판매는 위축될 전망이다.
머스크 CEO는 “자율주행을 실현하려면 물리적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물리적 제품 없이는 자율주행도 있을 수 없고, 일단 제품이 나오면 자율주행 기술은 그 가치를 천문학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슬라, 로보택시·휴머노이드 로봇에 승부수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인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로봇은 아직 초기 단계다.
테슬라는 지난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초대받은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엔 복잡한 교차로를 피해 제한된 구역에서만 운행했는데 이달부터 서비스 가능 지역을 오스틴 도심으로 확대했다. 탑승 요금도 4.20달러에서 6.90달러로 인상했다. 다만 여전히 조수석에 안전 요원이 동승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 서비스에서 발생한 수익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고, 머스크 CEO는 이 부문 수익이 “내년 말까지 테슬라 재무제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지역에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실제로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규제 당국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로보택시 외에도 AI(인공지능)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인데, 옵티머스가 제조업과 가정용 시장에 도입돼 대규모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관련 수익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머스크 CEO는 “앞으로 60개월 안에 월 10만 대의 옵티머스를 생산하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옵티머스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은 1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5억 달러로 12% 줄었다. 실적이 꺾인 배경은, 핵심 사업인 자동차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자동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후 8.3% 급락해 305.30달러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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