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고양이가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첫 사례가 보고됐다.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태국 송클라대학교 연구진은 지난해 현지 수의사가 고양이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EID)’ 7월호에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코로나19 환자가 기르던 고양이가 검사를 위해 동물병원으로 보내졌다. 환자는 방콕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동물병원의 수의사가 검체 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수의사의 얼굴에 재채기를 했다. 수의사는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안면 보호막은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검사 결과 고양이의 검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왔고, 수의사도 고양이를 접촉한지 사흘 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더니 확진됐다. 수의사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었다.
유전자 분석 결과 고양이와 고양이 주인 2명, 수의사는 모두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람이 고양이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기고, 고양이로부터 다시 사람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사람이 동물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수는 있지만 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밍크와 같은 일부 동물로부터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은 있지만 매우 드문 사례였다. 특히 사람이 키우는 반려동물로부터 감염된 사례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아직 관련 연구 결과가 충분히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동물을 접촉할 때도 감염에 유의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