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치료 자체로 잇몸이 약해지진 않지만 교정기간 구강 내 음식물이 잘 제거되지 않으면 잇몸질환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기호 경희대학교치과병원 교정과 교수는 “심미적, 기능적, 건강상 이유로 치아교정을 진행하지만 간혹 치아교정 직후에 잇몸이 약해졌다거나 치아가 흔들려 딱딱한 음식을 씹는 게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며 “하지만 치아교정이 잇몸을 약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뚤어진 치아, 치아 사이에 틈이 벌어진 경우, 앞니가 과도하게 돌출된 치아, 저작기능이 어려운 치열을 가진 경우 치아교정을 통해 가지런하게 바로잡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주걱턱이라든지 무턱, 얼굴 비대칭 등 얼굴뼈의 크기나 형태에 이상이 있는 경우,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다.
교정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이동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치아 뿌리 앞쪽의 잇몸뼈는 흡수되고, 뿌리 뒤쪽의 뼈는 만들어지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치아가 이동하게 된다. 다만 뿌리 앞쪽 뼈가 흡수되고 뒤쪽 뼈가 만들어지는데 시간차가 있어 교정 치료를 하는 동안 치아 뿌리와 뼈 사이에 틈이 커져서 치아가 흔들릴 수 있다.
박 교수는 “교정을 끝낸 직후 치아가 다소 약해진 것 같다고 느끼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면서 “다만 장치를 제거한 후 수 개월이 지나면 치아는 단단히 자리를 잡게 된다”고 말했다.
치아교정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치료여서 구강 건강을 위한 섬세한 관리가 중요하다. 교정기간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로 인해 잇몸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특히 교정치료를 하면 칫솔질이 어려울 수 있고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양치질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아에 부착한 장치로 인해 틈새가 잘 닦이지 않을 수 있어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고무줄을 끼는 것과 같이 교정 치료에 필요한 것들을 집에서 신경 써서 시행해야 한다.
치아교정이 끝난 후에도 관리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박 교수는 “교정치료가 끝난 직후, 치아는 가지런해진 상태이지만 치아 주위, 혀, 입술, 볼 등의 많은 섬유조직과 근육들이 치아를 계속 밀어내 교정 전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치라는 인위적 방식으로 치아의 배열을 다르게 만들었지만, 장치가 모두 제거되면 구강 내의 섬유조직과 근육들이 과거의 위치를 기억하고 그 상태로 돌아가려는 습성을 발현한다는 것이다. 섬유조직과 근육이 현재의 치아 위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교정치료가 끝난 후 치아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도록 의사가 권하는 시간을 잘 지켜서 유지 장치를 껴야 한다. 박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교정치료를 받으면 좋은 경우가 있는데, 주걱턱 교정이 대표적”이라면서 “다만 몇 세에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의사와 상담 후 치료를 진행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