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과 노인이 마트에서 제품 라벨에 쓰인 ‘영양 표시’를 확인하고 식품을 고르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특히 영양 표시를 확인하는 70세 이상 노인의 뇌졸중 유병률은 영양 표시를 알지 못하는 노인보다 72%나 낮았다.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여수전남병원 가정의학과 정재민 박사팀은 2015∼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40세 이상 성인 1만8129명을 대상으로 가공식품 등 식품을 구매할 때 라벨의 ‘영양 표시’ 확인과 뇌졸중 발생 위험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성인 3명 중 1명은 영양 표시를 알지 못했다. 영양 표시는 알지만 확인하지 않는 비율도 전체의 45%에 달했다. 영양 표시 정보를 실제 식품 구매에 반영하는 비율은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영양 표시를 확인하는 비율은 젊을수록 높았다. 40대는 30.2%로, 70대 이상(4.0%)의 7배 이상 많았다. 또 여성·고소득·고학력자일수록 식품을 구매할 때 영양 표시를 확인하는 비율이 높았다. 직업별 영양 표시 확인 비율은 사무직, 무직, 노무직 순이었다.
식품을 살 때 영양 표시를 확인하는 남성의 뇌졸중 유병률은 영양 표시를 모르는 남성보다 61% 낮았다. 특히 영양 표시를 확인하는 70세 이상 노인의 뇌졸중 유병률은 영양 표시를 알지 못하는 노인보다 72%나 낮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이런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영양 표시를 확인하면 하루 열량 섭취량을 2.7%, 나트륨 섭취량을 8%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번 연구는 남성과 고령에서 영양 표시 확인과 뇌졸중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 라벨에 적힌 영양 표시를 확인한 후 제품 구매에 반영하면 간식을 피하고 염분(나트륨)·지방(포화지방·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돼 뇌졸중 등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에 영양성분을 표시해 소비자가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양표시 제도’를 1994년 도입했다. 현재 총 11개 식품에 대해 열량·탄수화물·단백질·포화지방·트랜스지방·콜레스테롤·나트륨 등의 영양성분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