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들이 클리닉에 처음 방문하시면 평소에 드시는 음식을 파악하고, 복용하고 있는 약과 영양제들을 파악을 하는데, 90%의 환자분들이 현재 비타민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은 영양제들을 섭취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노인들의 경우에는 60% 이상이 영양제를 복용한다고 한다. 약국에 가보면 약장에 제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각종 비타민제를 비롯한 온갖 영양제들이다.
물론 별로 비싸지 않은 영양제도 있지만 약국에서 복용을 권하는 영양제들은 대부분 값이 만만치 않다. 값비싼 영양제를 사서 성분을 들여다봐도 잘 알지도 못하는 성분들 이름이 수십 가지 씩 깨알 같이 쓰여 있어서 성분이나 함량을 읽어봐도 도무지 알기가 어렵다. 이런 영양제들을 상시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인가 ? 혹시 오히려 해로운 것은 아닐까 ?
미국에서는 성인의 3분의1이 종합비타민제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국은 성인 인구의 거의 절반이 섭취해 시장 규모가 연간 5억 파운드(약 8777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도 역시 만만치 않은데 질병관리청의 2022년 발표(연구는 2020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인의 44.9%가 비타민제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인체는 60억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세포 하나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ATP 라는 순환과정을 겪는데, 그 때 필요한 영양소는 5가지이다. 5대 영양소라고 한다. 5대 영양소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 이 있다. 이 영양소들은 체세포와 조직의 구성 및 유지, 에너지 공급, 체내 대사과정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어느 하나의 영양소도 부족하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균형 있는 영양소의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중에 탄수화물과 무기질과 단백질을 3대 영양소라고 하며 이 영양소들을 묶어서 ‘열량 영양소’ 라고 한다. 사람이 몸을 움직이려면 힘, 즉 에너지가 필요한데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영양소들은 음식을 통해 공급할 수 있다.
세포들이 필요한 이 5대 영양소의 비율은 탄수화물 50%, 지방 30%, 단백질 15%, 비타민 및 무기질 5%이다. 이 중 비타민은 매우 적은 양으로 물질대사나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그 적은 양의 비타민의 현대에 너무 과대 포장되고 있지 않나 고려해봐야 되지 않을까?
비타민은 우리 몸 속에서 뼈나 세포를 튼튼하게 자라게하고, 상처를 낫게하고, 세균이나 독이 들어왔을 때 이런 독소를 막아내고 청소해주는 역할을 하는 필수 영양소이다. 대부분 몸 속에서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물을 통해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제대로 섭취를 못해 부족하게 되면 여러 가지 결핍증이 생긴다. 그러나 부족할까 걱정이 된다고 많이 섭취하면 비타민 과잉이 되어 이것도 병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비타민의 종류는 10가지가 넘는데, 그 성질에 따라서 수용성과 지용성으로 구분한다. 수용성이란 물에 잘 녹는다고 말이고 지용성은 물에는 잘 녹지 않고 기름에 잘 녹는다는 말이다.
수용성 비타민에는 비타민 B와 C가 있고, 지용성 비타민에는 비타민 A, D, E, K가 있다. 수용성 비타민은 많이 먹어도 몸속에 쌓이는 경우가 적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많이 섭취할 경우에 몸에 자꾸 쌓이게 되므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
1) 수용성 비타민비타민 C는 상처회복과 면역기능에 주로 관여하는 비타민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잇몸이 잘 붓고 부실하거나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이 비타민 C를 많이 복용하면 좋다. 비타민 C라고 하면 신맛이 나는 영양제를 많이 생각하는데 실은 풋고추나 고춧잎, 양배추, 시금치, 오렌지, 귤, 키위, 딸기, 토마토 등에 무척 많이 들어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음식에서 이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한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노인들의 경우 치아가 좋지 않아서 채소를 많이 먹지 못하므로 비타민 C 부족이 많이 생긴다. 비타민 C는 많이 섭취해도 몸 속에 쌓이는 경우가 적어서 안전하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하루 1g이상) 설사, 복통, 신장 결석, 통풍 같은 병이 생길 수 있다.
비타민 B는 B1, B2, B6, B12, 엽산 등 종류가 많으나 일일이 그 작용을 알기는 복잡하므로, 간단히 말하면 부족한 경우 피로감, 두통, 피부염, 빈혈 등이 잘 생긴다(참고:비타민 B1-각기병, 비타민 B2-구각염). 비타민 B군은 주로 고기(육류)나 콩 종류, 생선, 녹색야채, 현미, 과일, 김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비타민 B군의 부족은 별로 없으나 엽산은 조금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다. 엽산은 간, 콩 종류, 젓갈류에 많다. 비타민 B군은 과량 섭취해도 부작용은 별로 없다.
2) 지용성 비타민비타민 A부족하면 주로 눈에 관련된 병이 많이 생긴다. 비타민 A의 결핍증은 잘 알 듯이 야맹증이 생길 수 있고, 결막이나 각막이 건조해지는 병이 잘 생긴다. 또한 여드름 치료제로도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비타민 A는 간이나 생선에 많고 우유와 계란,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있다.
한국 사람들은 비타민 A의 섭취량은 조금 모자란다고 한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섭취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므로 주의를 요한다. 비타민 A 과잉증상으로는 피로감, 두통, 설사, 식욕부진, 간경화증 등이 생길 수 있고, 특히 임신부가 과잉섭취하면 기형아가 생길 가능성이 크므로 임산부의 경우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골다공증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많이 쓰인다. 비타민 D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물은 기름기 많은 생선(참치, 연어 등)이나 간, 달걀 노른자이다. 그리고 햇볕을 많이 쬐면 몸 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 꼭 필요하다. 현대사회로 발전할수록 외부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비타민 D의 부족이 조금씩 심해지고 있고 그만큼 골다공증의 발생도 많아진다. 비타민 E는 토코페롤이라고 부르는 비타민으로 신체의 노화와 성인병을 예방하는 항산화제로 각광받고 있는 비타민이다. 주로 식물성 기름(콩, 옥수수, 해바라기 씨, 호두, 잣 등)에 많이 들어있다.
그런데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은 장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조기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영국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NCI)의 에리카 로프트필드 박사와 동료들의 최근 연구 소식을 전했다. 연구는 20년 이상 추적 관찰된 성인 39만 12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대신 추적 관찰 초기 몇 년 동안 사용자들 사이에서 사망 위험이 4% 더 높다고 발표했다.
이는 더 높은 사망 위험이 종합비타민이 초래할 수 있는 해로움을 반영하거나 사람들이 심각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전자의 경우라면 비타민 자체의 문제이고 후자의 경우라면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 뒤늦게 비타민을 먹다가 사망한 것일 수 있어 비타민이 사망률을 높인다고 볼 수는 없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의학 겸임 교수이자 이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닐 버나드 박사는 비타민이 특정 경우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선원들은 비타민C를 통해 괴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베타카로틴, 비타민C 및 E, 아연은 심각한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노화 관련 황반 변성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버나드 박사는 “종합 비타민은 과하게 약속하고 과소하게 전달한다”면서 “요점은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합비타민 대신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한하면서 다양한 영양소와 섬유질을 제공하는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조언했다.
애스턴 의과대학의 공인 영양사이자 선임 강사인 드웨인 멜러는 “비타민이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이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비타민과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에 비타민 E는 일반적인 음식에서 충분히 섭취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므로 구태여 추가 보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과잉섭취해도 큰 독작용은 별로 없지만,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뇌출혈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비타민 K는 혈액응고 작용을 하므로 부족하면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다. 간경화증이 있는 사람들은 부족해지기 쉽다. 주로 푸른 채소, 과일, 곡식, 우유, 고기에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나는 환자분들에게 지용성 비타민 A,D,E,K는 추천하지 않는다.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가 안되는 분들에게만 추천한다. 대신 수용성 비타민 B,C의 섭취는 반대하지 않는다. 본인도 여행시나 일이 많을 때는 수용성 비타민을 복용한다.
그 외 비타민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하자면, 종합비타민은 모든 비타민이 섞여 있는 것을 말하고, 멀티비타민은 2 종류 이상만 섞여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비타민 복용시 속쓰림이 있으신 분들은 식사 직후에 드시는 게 좋고, 신체 에너지 대사를 위해 비타민은 아침에 복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비타민 C 같은 경우는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과유불급인 비타민도 현명하게 복용해야 겠다.
<제이슨 오 밸런스 앤 하모니 베버리 힐스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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