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내에서 비만·당뇨 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 가격을 대폭 낮춘다. 이에 따라 빅파마간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노보 노디스크는 17일부터 위고비와 오젬픽의 최저 용량(0.25mg·0.5mg)을 신규 자가부담 환자에게 내년 3월 31일까지 월 199달러(약 29만원)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특별가는 첫 두 달 동안 유효하고, 이후 환자들은 기존 월 499달러(약 73만원)에서 월 349달러(약 51만원)로 30% 인하된 가격에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약가 인하 합의의 일환이다. 이달 초 노보 노디스크와 경쟁사 일라이 릴리는 자사 비만·당뇨 치료제를 정부 보험 프로그램에 월 245달러(약 36만원)에 공급하기로 합의했으며, 원래는 인하 가격이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노보는 합의보다 몇 달 먼저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데이브 무어 노보 미국 사업부 수석 부사장은 “새로운 할인 혜택은 현재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거나 자가 지불하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원격 진료 서비스 제공업체 및 주요 소매업체와의 관계 구축, 보험 적용 범위 확대, 그리고 행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의 비용을 절감하는 접근성 확대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노보의 가격 인하는 일라이 릴리보다 앞선 결정이다.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출시된 이후 입지가 좁아진 노보가 낮은 가격을 통해 다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 시장이 프리미엄 중심의 고가 구조에서 보다 대중적인 치료제 시장으로 이동하는 신호라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노보와 릴리는 미국에서 이미 한 차례 비만치료제 가격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노보는 올해 3월 초 ‘노보케어 약국’ DTC(소비자 직접 제공) 플랫폼을 통해 보험이 없는 현금 지불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를 기존 약 1350달러(약 198만원)에서 월 499달러로 낮춰 직접 판매했다.
이보다 앞서 릴리는 DTC 플랫폼 ‘릴리다이렉트’를 통해 자가 부담 환자를 대상으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1회 바이알 가격을 2.5㎎ 월 349달러, 5㎎ 월 499달러로 인하한 바 있다. 정가는 약 1060달러로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약가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 우려와 관련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가격이 낮아지면 환자 접근성이 높아져 오히려 수요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