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가 과거 미국의 고급 일식당 ‘우라사와’를 그만둔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성재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한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보다 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더 애국심이 강할 때가 있다”며 미국의 고급 일식당 ‘우라사와’를 퇴사한 계기를 밝혔다.
우라사와는 미국 일식당 최초로 미쉐린 스타를 받았던 곳이다.
안 셰프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 세계야구클래식(WBC) 결승전을 하루 앞둔 때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2009년 결승전 전날 (우라사와) 단골이었던 일본 스즈키 이치로 선수가 식당을 찾았다. 이치로는 내가 한국인인 걸 알았고, 나도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아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치로가 엄청 심각한 얼굴로 앉아선 ‘두 번이나 한국 팀에 져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하더라”며 “한국 대표팀을 향해 ‘다음 경기 때 죽여버리겠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굿 럭’하면서도 기분이 안 좋았다”며 “그분도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 받을 수 있으나 말을 좀 심하게 하니 기분이 안 좋았다. 그래도 그분은 엄청난 슈퍼스타시니 ‘알겠다’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그때 일식당에서 일하면서 기모노를 입고 머리를 싹 민 채 나막신을 신고 또각또각 걸어 다녔다”며 “그런데 이치로와 그런 에피소드를 겪으며 ‘아무리 잘해도 이렇게는 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던 와중에 미쉐린 별 3개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의 한국인 총괄셰프가 안 셰프가 일하는 일식당에 손님으로 방문했고, 이후 안 셰프는 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면서 이 일식당을 떠나게 됐다.
안 셰프는 2015년 미국에서 레스토랑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열어 8개월 만에 미쉐린 별 1개를 받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7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모수 서울’을 차린 뒤 2023~2024년 국내 최연소 셰프로 미쉐린 별 3개를 받았다.
그는 이날 영상에서 레스토랑 이름인 ‘모수’에 대해서도 이민 가기 전 한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려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이름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민을 가기 전 코스모스가 뚜렷하게 제 머릿속에 남아 있다. 코스모스에서 (따온) 모수라는 세상에 없는 단어를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