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솟는 생활비와 높은 세금, 불안정한 경제 환경이 시니어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캘리포니아의 은퇴지 매력은 빠르게 퇴색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월렛허브가 발표한 2025년 미국 은퇴 도시 순위에 따르면, 플로리다 올랜도가 1위에 올랐고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플로리다 마이애미와 탬파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캘리포니아의 주요 도시는 대부분 순위에서 밀려났다. 샌프란시스코가 27위, 샌디에고가 29위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LA 51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나머지 도시들은 대부분 하위권으로 밀려 샌타로사와 츄라비스타, 애너하임이 150위권 후반에 위치했으며, 프레즈노와 베이커스필드, 랜초쿠카몽가, 스토클턴, 샌버너디노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샌버너디노는 조사 대상 182개 도시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해 캘리포니아의 은퇴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줬다.
미국민의 은퇴 불안이 갈수록 커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직원복지연구소(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 EBRI)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67퍼센트가 어느 정도는 편안하게 은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매우 자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퍼센트에 그쳤다.
갤럽 조사에서는 1995년에 평균 은퇴 연령이 60세였던 것과 달리 2022년에는 66세로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준비가 불안정해지고 실제 은퇴 시기도 늦춰지는 상황에서, 생활비가 비싼 캘리포니아에서 은퇴를 고려하는 것은 점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구 이동 추세를 보더라도 캘리포니아는 뚜렷한 순유출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약 146만 명이 다른 주로 빠져나갔으며, 같은 기간 국제 이민자 유입은 93만 명 수준에 그쳤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순 인구가 43만 명 넘게 줄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두드러진 수치로,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텍사스와 플로리다, 애리조나는 이 유출 인구의 주요 목적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생활비가 높은 캘리포니아에서 은퇴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더욱 현실적인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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