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과 관련된 최신의 뉴스들은 모두다 사이영상 이야기다. 사이영상 수상이 가능한지, 현재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지, 투표권도 없으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한국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선수만 강하게 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미국의 메이저리그도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 선수들에게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지극히 높다. 당연하다. 우리가 무조건 이 정도면 류현진이 사이영상 수상자다. 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런 조짐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지만 결정적인 것은 역시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다.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사이영상 기준을 바꿨다.
2010년 시즌이 끝나고 사이영상 수상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과연 누가 더 사이영상에 가까운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당시 최약체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고 있던 펠릭스 에르난데스 때문에 시작된 논란이다. 2009년 16승을 기록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이 내셔널리그에서 15승을 기록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잭 그레인키가 사이영상을 받았을 때만해도 미국 만세가 어느정도 논란을 잠재웠다. 하지만 그 논란은 2010년 드디어 불거져 터져버렸다. 2010년 기록을 보면.
CC 사바시아 (뉴욕 양키스): 21승(AL 1위) 7패, 평균자책점 3.18(AL 7위), 삼진 197(AL 6위), 237.2이닝(AL 2위).
데이빗 프라이스 (탬파베이 레이스): 19승(AL 2위) 9패, 평균자책점 2.72(AL 3위), 삼진 188(AL 8위), 208.2이닝(AL 15위).
펠릭스 에르난데스 (시애틀 매리너스): 13승(AL 18위) 12패, 평균자책점 2.27(ML 1위), 삼진 232(AL 2위), 249.2이닝(AL 1위).
당시 파괴력을 보면 당연히 사바시아가 사이영상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승수에 대한 팀 타선의 파괴력, 이에 비해 최약체에서 뛰고 있는 펠릭스에 대한 동정표와 평균자책점 1위라는 기록이 기어이 그를 사이영상을 받은 선수로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사이영상 기준이 서서히 달라진 것이다.
2018 시즌이 끝난 후 사이영상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연히 디드롬이지!!! 라는 대세론이 일찌감치 시작됐고, 디그롬은 팀의 지독하리만치 저조한 득점 지원속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됐다. 2018년 사이영상을 받을 것이라는 맥스 슈워저와 제이콥 디그롬의 성적 비교.
맥스 슈어져 (워싱턴 내셔널스): 18승(NL 1위) 7패, 평균자책점 2.53(NL 3위), 삼진 300(NL 1위), 220.2이닝(NL 1위).
제이콥 디그롬 (뉴욕 메츠): 10승(NL 22위) 9패, 평균자책점 1.70(NL 1위), 삼진 269(NL 2위), 217이닝(NL 2위).
슈워저에게 사이영상을 주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메이저리그 기자단은 디그롬을 선택했다. 지독히도 승수와 인연이 없지만 평균자책점이 실력을 대변해 주었기 때문이다.
류현진 “현재 좋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
류현진은 현재(8월 12일 기준) 12승 2패를 기록중이다. 내셔널리그 다승 3위, 평균자책점 1.45로 독보적인 1위다.(2위 마이크 소로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32). 비록 10일짜리지만 부상자 명단에 두번이나 다녀 온 류현진은 142.2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 소화율로 내셔널리그 10위로 수준급이다.
한국 언론에서 미국에 있는 한인 언론사들이 ‘류현진이 사이영상 수상 0순위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기록이 서서히 류현진을 그 자리로 밀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남은 경기 최대한 등판을 한다고 가정하면 8경기 정도 더 등판이 가능한 류현진. 과연 남은 경기에서 20승도 달성하고, 평균자책점 1점대도 유지할 지 궁금하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이영상을 의식하면 흔들린다. 지금 최고의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응원한다.
불안요소도 있다. 앞서 언급한 의외의 사이영상 수상자들은 팀의 성적이 엉망이었다(시즌 성적이 최하위였다) 그런데 다저스는 지금 리그 전체 최상위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이 등판했을 때 타선 지원이 있었네 없었네 차원이 아니라 팀 승률이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불안요소가 있다면 잘나가는 다저스가 불안요소다. -이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