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스토리 -다저스- 에서부터 이어집니다.
다저스에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든 선수들도 있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아 하나하나 단계를 거친 선수들도 있다.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다저스에 입단해 다저스가 애지중지 하나하나 관리하며 바람불면 날아갈까? 손대면 다칠까? 밖에가면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부터 ‘먹는건 괜찮은지’,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은지’까지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감독해왔던 선수들이 있었다.
외부에서 침략자들이 들이닥쳐 대형선수와의 트레이드 카드를 들이 밀었을때도 이 선수들만큼은 끝까지 지켜냈던 선수들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기준으로 정리함)
다저스 마이너리그 3인방 1기
샌프란시스코인근 팔로알토 고등학교 출신으로 좌타자로서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공을 담장밖으로 넘겨 바다에 빠드리는 꿈을 꾸던 작 피더슨은 다저스에서 잠깐 뛰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그렇게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다저스의 11라운드 드래프트에 응했다. 당시 USC가 풋볼로 더 유명해 질 수 있다며 전액 장학금으로 피더슨을 유혹했다. 하지만 다저스 드래프트에 응한 뒤 그리고 마이너리그를 평정하고 (고등학교 때는 시즌을 4할 타율로 마무리 한바 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30-30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2014년 가을 메이저리그에 첫 데뷔 타석을 소화했다. 그리고는 다저스의 1번타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형이 장애인이지만 늘 큰 무대에 형과 함께 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감동을 줬고, 여동생은 17세 이하때 17세 이하 미국여자축구대표팀 일원이기도 했었다. 이런 가족 스토리가 작 피더슨을 더 관심받게 만들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은 전역 군인같은 대우를 받는다. 나름 국가대표니까)
노스 캐롤라이나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3형제는 모두 야구선수가 목표다. 큰형 카일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주전 3루수, 또 다른 형 저스틴은 시애틀 마이너리그 선수다. 그리고 코리 시거. 내야수로 키울 생각이었던 다저스는 코리 시거를 유격수로 정하고 훈련을 시켰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이 몸집이 크기 때문에 유격수보다는 3루수가 제격이라고 조언했고, 실제로 다저스에서 유격수로 뛰면서 많은 부상들(엉덩이, 햄스트링, 팔꿈치)을 겪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코리 시거를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게 냅두고 있다. 2015년 9월에 메이저리그 맛을 본 뒤 2016년 신인왕을 받았으니 다저스가 외부의 유혹에도 지켜낸 보람이 있다. 문제는 유전이다. 아버지는 이미… 그리고 두 형들의 탈모가 상당히 많이 진행됐다. 지금 저 풍성한 머리숱이 안타까워 보일 뿐이다. 사람 좋아하지 않기로 유명한 잭 그레인키가 가장 좋아했던 후배로 코리 시거를 꼽았을 정도로 유명하다. 연습하는게 그렇게 좋아보였다고 그뤤키는 말한 바 있다.
다저스 스카우터들은 15살 나이의 한 투수를 보기위해 멕시코로 갔다. 눈에 희귀병을 앓고 있는 그의 투구는 간결했고, 유연했으며 외형적으로 내형적으로 성장하면 제2의 커쇼가 될 자질이 분명하다고 판단하고 16세의 그 투수를 데려오기 위해 부모들을 설득했다. 돈도 돈이지만 미국의 최고 대형 병원에서 눈 수술까지 약속했다. 그리고 역시 외부세력에도 꿋꿋이 지켜낸 이 선수를 2016년 5월 다저스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당시 나이 약관의 나이에 1살 모자라는 19살 이었던 훌리오 유리아스다. 그리고 그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 플레이오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시카고 컵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 나서 4이닝 4실점으로 활약은 좋지 않았다. 너무 일찍 돈에 눈을 떠서 그런지 가정폭력 문제도 있고 그렇지만 역시 다저스가 애지중지하며 지켜낸 보람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지만 역시 미래가 기대되는 투수다.
이렇게 다저스 마이너리그 3인방 1기들은 다저스에 파란을 일으키며 데뷔했다. 그리고 지금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해 타선과 마운드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다저스 마이너리그 3인방 2기
2017년 4월 다저스 중계 카메라들과 지역 언론 카메라들 그리고 ESPN 카메라가 LA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한 비행기를 찍고 있었다. 세관국의 허가를 받은 카메라팀들은 짐 찾는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비행기가 도착하고, 짐 찾으로 오는 선수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가 나타나면서 부터 생방송이 시작됐다. 코디 벨린저다. 다저스 선수들이 부상으로 하나 둘 이탈하자(1편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말했던 앤드류 톨스의 부상 이탈이 결정적이었다) 다저스는 코디를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켰고, 당시 큰 기대를 한몸에 받던 벨린저가 LA에 도착한 순간이었다.
애리조나 소방관이자 전직 메이저리그 선수인 아버지도 애리조나 스캇츠데일 소방서에서 동료들과 아들 코디의 데뷔전을 지켜봤다(3타수 1안타) 그리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았다. 한시즌 신인 최다인 39개의 홈런을 터뜨리면서 2017년 신인왕으로 선정됐고, 2018년 약점 노출로 고생했지만 2019년 홈런 레이스에 뛰어든 상태다. 한편 아버지의 영향으로 뉴욕 양키스에 자주 놀러갔던 코디 벨린저는 자연스럽게 양키스 팬으로 자랐고, 당시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를 가까이 지켜보면서 아버지의 야구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낮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었다. 아버지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하겠구나 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데뷔해이던 2017년 코디가 등장할 때 마다 2007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우승멤버로 활약했던 영상이 교차되면서 메이저리그의 또 하나의 영웅 탄생을 예고했다. (미국 리틀야구 대표. 나름 국가대표다)
사실 코디 벨린저보다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마이너리그 선수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알렉스 버두고 였다. 투수와 외야수비에 모두 능력이 있던 버두고를 영입한 다저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하는 투수보다는 외야수가 맞다고 평가하면서 외야수로 키우기 시작한다.(버두고의 고등학교 은사는 버두고를 두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게으르다고 덧붙이기도) 버두고는 온몸을 문신으로 뒤덮은 패기가 메이저리그에만 오면 주눅이 들어 위축된 플레이를 펼쳐 결국 코디 벨린저가 먼저 콜업됐다. 2017년 9월 메이저리그에 승격됐지만 역시 새가슴 플레이로 결국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했다. 경기장에도 늦게나와 16살이나 많은 리치 힐에게 쌍욕(?)을 먹기도 하며 튀는 행동으로 선배들의 미움도 많이 받았다. 이후 마이너리그로 다시 보내진 버두고는 마이너리그에서 성격상담도 받고, 심리치료도 병행하면서 스스로를 자제하는 능력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2018년 7월 역시 부상자 땜빵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 다저스 덕아웃의 제2의 푸이그를 자처하며 조심스럽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다저스에는 덕아웃에서 너무 오바하는 리액션을 싫어하는 선수들이 조금 있다. 갓쇼를 비롯해) 그리고 지금 버두고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 활약소가 되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2018 시즌을 역시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마치고, 공 못잡는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의 연장계약을 포기했다. 그리고 자유계약 시장과 트레이드 시장을 기웃거렸지만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일단 오스틴 반스(당시 반스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개인 훈련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겨울 휴가도 반납하고)와 왕년의 다저스 안방마님, 집 나갔던 안방마님에게 전어구이(메이저리그 생명연장의 꿈)를 선물하며 러셀 마틴을 영입했다. 시즌이 시작되자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맹훈련이 독이 돼 물방망이가 된 반스보다 러셀 마틴이 포수자리를 지키는 일이 잦아졌다. 그리고 한 1년 정도 일찍 마이너리그 포수를 콜업했다. 윌 스미스다. “영화배우 아니고 야구선수 윌 스미스 입니다” 라고 윌 스미스는 다저스 덕아웃에서의 첫 인터뷰를 시작했다. 2016년 다저스가 신인드래프트로 꼽은 선수고 마이너리그 생활도 짧다. 그리고 보는 눈과 숫자로 야구를 한다는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이 꼽은 인물이기도 하다.
다저스 팜에는 키버트 루이스(베네수엘라)와 윌 스미스 두 명의 스타급 포수가 성장하고 있었는데 침착함과 유연함이 돋보이는 윌 스미스가 먼저 메이저리그에 둥지를 틀게 됐다. 끝내기 홈런, 만루홈런 등 데뷔첫해 극적인, 인상적인 활약으로 마이너리그행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내년 주전 포수가 될 확률이 높다.
지켜낸 보람.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질지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3인방 1기, 2기를 지켜내면서 팬들로 부터 사실상 엄청난 비난을 들어야 했다. 돈도 많고, 마이너리그 유망주들도 많은데 얼른 이 모든 것을 얹어서라도 대형급, 수퍼스타를 영입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한다는 주문과 비난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꿋꿋했다. 영입도 하기는 했었다(다르빗슈, 마차도 등) 하지만 유망주들은 많이 지켜냈다. 그리고 이들이 수퍼스타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만들었고, 이들이 또 그 만큼의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는 중이다.
다저스가 지켜낸 선수들이 다저스의 오랜 숙원 198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