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절도 혐의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25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2024 MLB 시범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선 오타니는 약 12분 동안 최근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오타니는 자신이 준비한 성명문을 발표했을 뿐 따로 질의응답 시간은 갖지 않았다. 통역은 다저스 구단 소속으로, 과거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의 통역으로 일했던 윌 아이레턴이 맡았다.
오타니는 “나와 팬 여러분, 팀 관계자 분들께 힘든 일주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믿었던 사람의 잘못이 슬프고 충격적이다”며 “현재 진행 중인 조사가 있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설명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야구 뿐 아니라 다른 종목의 스포츠 경기에 베팅을 한 적이 없다. 누군가에게 대신 베팅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며 “베팅을 위해 도박업자를 거친 적도, 다른 사람에게 베팅 결제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즈하라가 제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오타니가 미국에 진출한 2017년 말부터 개인 통역으로 일해온 미즈하라는 최근 불법 도박과 절도 혐의를 받았다. 도박을 위해 오타니 은행 계좌에서 수백만 달러를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타니 계좌에서 사라진 돈은 최소 45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주기 위해 송금했다고 설명했다가 이내 오타니는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오타니가 불법 도박 빚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미즈하라에 돈을 빌려줬다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오타니는 “지난주 한국에 있을 당시 미즈하라는 이번 사안에 대한 언론 취재 요청이 있을 때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항상 나와 소통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토로했다.
JUST IN: Shohei Ohtani addresses reporters after interpreter fired amid gambling allegations, says he "never bet on baseball or any other sports." https://t.co/hXaWX33hrz pic.twitter.com/JnNXxgOvRz
— ABC News (@ABC) March 25, 2024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문제를 처음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타니는 “20일 한국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마친 뒤 팀 미팅 때 이 문제에 대해 인지했다. 당시 모두가 영어로만 이야기하고, 나에게 통역을 해주지 않았다”며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런 내용일 것이라 느끼고 있었다. 위화감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어 “미즈하라는 숙소로 돌아간 뒤 둘이서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다며 기다려 달라고 했고, 호텔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팀 미팅 당시에는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인 것도, 빚을 지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며 “경기 후 호텔에서 미즈하라에게 거액의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낸 사실도 알려줬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그의 빚을 갚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으며 송금을 허락한 적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설명한 오타니는 재차 “스포츠 도박에 관여한 적이 없고, 도박업자에 송금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 뒤 “충격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느낌으로 일주일 정도를 지냈다”고 털어놨다.
오타니는 “이제 정규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금부터는 변호인에게 맡기고 경찰 당국의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일본 포스트세븐은 지난 25일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사인볼을 개인적인 용도로 활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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