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29)의 LA 다저스행으로 야구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친정팀’ LA 에인절스는 쓸쓸한 이별 중이다.
디애슬레틱 샘 브람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타니의 벽화가 공식적으로 사라졌다”며 에인절스의 홈 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 사진 두 장을 게시했다.
먼저 올린 사진에는 구장 바깥쪽에 다른 선수들과 함께 오타니의 대형 사진이 붙어있다. 이어 올린 사진에는 오타니의 벽화가 말끔히 사라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에인절스가 이제는 ‘남’이 된 오타니 흔적을 발 빠르게 지우고 있는 셈이다.
이날 오타니는 “다저스를 다음 팀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의 기록적인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프로에 뛰어든 오타니는 2017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오타니 영입전의 승자는 에인절스였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에 231만5000달러, 원 소속팀이던 닛폰햄에 이적료 2000만 달러를 각각 안기며 계약에 성공했다.
빅리그에 입성한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MLB 데뷔 첫 해였던 2018년 투수로 10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14경기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 10도루의 성적을내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그의 꾸준한 활약은 계속됐다. 2021년에 이어 올해도 만장일치로 AL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면서 슈퍼 스타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했다.
그러나 에인절스와 동행은 2023시즌으로 끝이 났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타니는 시장 최대어로 떠올랐다. 에인절스는 6년 전 겨울처럼 오타니를 붙잡고 싶어했지만, 이번에는 빈손으로 물러나야 했다.
브람 기자는 “에인절스는 (오타니 합류 후) 의미 있는 9월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오타니는 시즌 중 “지는 건 짜증난다. 이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강팀’에 대한 의욕을 드러낸 오타니는 하위권을 전전하던 에인절스를 떠나 최근 11년 중 10차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챔피언에 오른 강팀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