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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어디서 봐요?”
타운내 한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황선경씨는 아침마다 올림픽 대표팀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직원들이 대단했다. 미국에서 살지만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찡하기까지 했다.
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는 황씨는 지난 토요일(7월30일) 한국 대표팀의 경기가 줄줄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쯤은 올림픽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특히 최근 팬이 된 김연경 선수가 나서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과 일본간의 조별예선 4차전 경기를 보고 싶었다.
미국의 올림픽 공식 중계사인 채널 4번 NBC 채널을 통해서 보면 되는 지 알고, 경기 당일 새벽 3시 경기를 보기 위해 눈을 떴지만 NBC 채널에서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 그 어떤 채널에서도 볼 수 없었다.
월요일(2일) 출근한 황씨는 한국 대표팀의 야구, 축구, 배구 등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친한 김대리에게 물었다. 올림픽 한국대표팀 경기 어디서 보냐고.
김대리는 답변은 간단했다. “인터넷이요!” 황씨는 재차 물었고, 인터넷 웹사이트 주소도 받아냈다. 불법사이트였다.
올림픽이 벌어질 때 마다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한국 외에서는 볼 수 없었다.
블법 사이트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한인 언론을 통해 결과만을 전해 들을 수 있으며, 그 중 관심있는 경기는 나중에 유튜브에 올라오는 하일라이트를 통해 볼 수 있다.
월드컵도 그랬고, 동계 올림픽도 그랬고, 미국 대표팀의 경기가 아니면 외국인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쉽지 않다. 최소한 준결승이나 결승 정도는 되야 중계를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비인기 종목은 볼 수도 없다. 비인기 종목이라도 미국 대표팀이나 선수와 격돌해야 중계를 볼 수 있다.
황씨는 “LA에만 한인 언론사가 그렇게 많은데 올림픽을 보거나 들을 수 없다는게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인 언론사들도 천문학적인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권료를 지급하면서 중계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황씨는 어쩔 수 없이 불법 웹사이트 주소를 자신의 전화기에 저장했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