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또 다시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평균자책점은 올 시즌 처음으로 4점대에 진입했다. 팀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패전을 면한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류현진은 11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나서 2⅓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홈런 2개를 맞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1회 2사 2루에서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2회 2사 3루에서는 오스틴 헤이스에게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경기를 돌아보며 “나쁘진 않았다”고 평한 류현진은 “실투 한 개가 첫 번째 이닝에서 홈런으로 연결됐다. 두 번째 맞은 건 그쪽으로 던지려고 한 걸 상대 선수가 잘 쳤다.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말했다.
3회에도 실점이 이어졌다. 류현진이 1사 만루에 몰리자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곧바로 투수 교체를 하지 않고 류현진에게 만루를 맡겼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라이언 맥케나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류현진은 “(감독님이) 할 수 있냐고 해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제일 안 좋은 상황이 이뤄진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 곱씹었다.
이날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6일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6회까지 80개밖에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왼팔에 불편함을 호소해 마운드를 내려왔다.
팔꿈치에 대해 “전혀 문제 없다. 몸 상대는 괜찮다”고 강조한 류현진은 추가 휴식이 없었던 것에 대해 “오늘은 내가 던지는 날이었다.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추가휴식은) 전혀 생각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8월 이후 벌써 세 번째 7실점 경기를 하면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11까지 올랐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치솟은 건 처음이다. 류현진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발투수로 매 시즌 목표가 평균자책점이 첫 번째인데, 한 달 동안 대량 실점 경기가 많아지면서 가장 높은 숫자로 가고 있다. 시즌이 얼마 안 남았으니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현진이 초반부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지만 ‘진격의’ 토론토 타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10으로 끌려가던 7회 4점을 쓸어담아 11-10 역전승을 거뒀다. 조지 스프링어는 9-10에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려 영웅이 됐다.
류현진도 스프링어에 대해 “너무 멋있는 홈런이었다. 몸만 안 아프면 최고의 야수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타자고, 거기에 맞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극적인 승리로 자신의 부진을 지워준 팀 동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 7이닝 더블헤더 경기에서 초반 대량 실점으로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어 야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도움을 받은 것 같고,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타석 한 타석 집중하면서 멋있게 역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한 달간 잘해야 하는 경기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집중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보탰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