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번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포르투갈의 7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만난다. 그리고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조국인 포르투갈과 격돌한다.
한국은 1일 카타르 도하의 도하 전시컨벤션센터(ECC)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들어갔다.
운명의 장난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묶인 적이 있다. 월드컵에서는 20년만에 재대결이다. 현재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벤투 감독은 20년 전 포르투갈 선수로 활약했다. 이제는 한국을 이끌고 조국 포르투갈을 상대해야 한다.
손흥민과 호날두의 만남도 흥미롭다. 손흥민은 20대 시절 ‘손날두’라고 불렸을만큼 호날두와 닮은 꼴이었다. 한때 손흥민도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따라하기도 했다. 이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과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치를 호날두의 맞대결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벌어진다.
공교롭게도 포르투갈과 맞대결도 2002년 한일 월드컵처럼 마지막 경기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는 12월 2일에 열린다.
우루과이와 만남은 설욕전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또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16강전에서 격돌했다. 당시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져 8강 진출이 좌절된 경험이 있다. 수아레스 역시 이제는 전성기를 거의 지났기 때문에 어렵긴 하지만 한번 해볼만 하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도 같은 조에 묶였다. 가나가 FIFA 3월 랭킹에서 60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다만 일단 ‘죽음의 조’는 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11월 24일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고 11월 28일에 가나전을 갖는다.
일본은 ‘죽음의 조’에 묶였다. 일본은 스페인, 독일을 비롯해 뉴질랜드, 코스타리카의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자와 E조에 편성됐다. 스페인, 독일과 같이 묶였다는 점에서 2강 2약 구도지만 일본으로서는 죽음의 조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아시아권에서는 이란이 잉글랜드, 미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웨일스, 스코틀랜드의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승자와 B조에 들었다. 만약 웨일스 또는 스코틀랜드가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면 잉글랜드와 함께 같은 영국권 팀의 맞대결이 월드컵에서 벌어진다. 미국까지 포함한다면 역사적으로 영국이라는 한 뿌리에서 출발한 팀의 맞대결이어서 흥미롭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 멕시코, 폴란드와 C조에 들었다. 리오넬 메시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맞대결도 흥미로운 조다.
이밖에 개최국 카타르는 네덜란드, 세네갈, 에콰도르와 A조에 속했다. 카타르는 에콰도르와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 2002년 한일 대회 이후 20년만에 열리는 아시아 월드컵인 이번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개최된다. 카타르 월드컵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월 21일 개막해 12월 18일 결승전까지 27일 열전으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