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6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상대 이집트를 꺾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황의조(보르도), 김영권(울산),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4골 중 3골을 머리로 만들었다.
오는 11월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4연전을 준비한 벤투호는 2승1무1패로 일정을 마쳤다.
지난 2일 세계 최강 브라질에 1-5로 패했고, 6일 칠레에 2-0으로 승리했다.
10일 파라과이전에선 0-2로 뒤지다가 손흥민(토트넘), 정우영(프라이부크르)의 연속골에 힘입어 극적인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가나의 가상 상대로 여겨지는 이집트에 이날 승리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집트와 역대 전적은 18전 6승7무5패가 됐다.
한국이 이집트를 꺾은 건 2001년 4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LG컵 4개국 친선대회(2-1) 이후 21년 만이다.
원래 이 경기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손흥민(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골잡이 대결 성사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살라가 부상으로 방한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칠레, 파라과이전에서 연속으로 프리킥 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3경기 연속골 사냥에 실패했다. 그러나 저돌적인 돌파와 정확한 패스,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집트의 수비를 교란했다.
공격수 황의조는 1골 1도움으로 제 몫을 했다. 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됐다. 브라질전에서 한국이 기록한 유일한 골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조규성도 쐐기골을 꽂아 활짝 웃었다. 올해 레바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5개월 만에 나온 A매치 득점이다.
소집 초반 부상으로 고생했던 왼쪽 풀백 김진수는 정확한 크로스로 2도움을 올렸다.
최정예 벤투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9월에 다시 모일 계획이다.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는 K리그 선수들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날 벤투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를 투톱으로 세우고, 좌우 측면에 권창훈(김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자리했다.
황인범(서울)이 가벼운 부상으로 결장한 중앙 미드필더에는 백승호(전북)와 함께 고승범(김천)이 첫 선발로 나섰다.
포백 수비는 김진수(전북),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이 맡았다. 측면 수비수 김태환은 이번 연전에서 첫 출전이다. 골키퍼는 장갑은 파라과이전에서 휴식을 취한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이집트는 초반 짧은 패스 위주로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주도권을 잡으려고 했다.
초반 기세가 매서웠으나 벤투호는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황의조가 전반 16분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이집트의 골네트를 갈랐다.
이에 앞서 하프라인 부근에서 김진수의 움직임을 보고 정확하게 왼발 롱패스를 보낸 손흥민의 시야가 돋보였다.
전반 22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선 손흥민의 크로스가 황의조의 머리를 거쳐 반대쪽에서 있던 김영권에게 향했고, 김영권이 몸을 날리며 머리로 밀어 넣었다.
이집트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이집트는 전반 38분 모하메드 모스타파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아델의 슈팅이 김진수의 몸에 맞고 흐른 것을 재차 때려 골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모스타파의 핸드볼 반칙이 의심됐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정상적인 득점으로 인정됐다.
전반을 2-1로 앞선 가운데 벤투 감독은 후반 8분 허벅지 부위의 근육 이상을 호소한 고승범을 빼고 김진규(전북)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25분 정우영을 대신해 스피드가 좋은 엄원상(울산)을 넣었고, 33분 황의조와 백승호를 대신해 동시에 조규성(김천), 김동현(강원)으로 변화를 꾀했다.
적중했다. 조규성이 후반 40분 엄원상의 전진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정확하게 감아서 차 골문 오른쪽에 꽂았다.
후반 추가시간 권창훈(김천)도 골맛을 봤다. 김진수의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히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