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예고 안타’로 2022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포문을 연 아메리칸리그가 내셔널리그를 누르고 올스타전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아메리칸리그의 올스타전 9연승째.
아메리칸리그는 1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게임에서 내셔널리그를 3-2로 눌렀다. 아메리칸리그의 올스타전 9연승 행진이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은 동점 투런,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트윈스)은 결승홈런 등 백투백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투타 겸업을 한 지난해와 달리 타자 역할만 소화한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치겠다’고 예고한 오타니는 공언한 대로 1회초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예고 안타’에 당한 커쇼는 곧바로 1루에 견제구를 뿌려 오타니를 잡아내 또 한번 눈길을 끄는 장면을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천하의 커쇼가 소심한 복수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올스타전에서는 가급적 주자 견제를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올스타전 선발 역할을 맡은 커쇼는 오타니를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임무를 완수했다.
커쇼의 호투에 내셔널리그 타자들은 1회말 선제점으로 화답했다.
선두 로널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루타를 때리고, 후속 무키 베츠(LA 다저스)가 중전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루수 병살타로 흐름이 끊기는 듯 했지만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파워’를 자랑하는 아메리칸리그는 4회 홈런 두 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1사 1루에서 등장한 스탠튼(뉴욕 양키스)은 상대 토니 곤솔린(LA 다저스)과 마주섰다.
스탠튼은 곤솔린의 3구째 스플리터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 벅스턴도 곤솔린의 직구를 공략해 타구를 왼쪽 펜스 밖으로 보냈다.
스탠튼과 벅스턴의 연속 타자 홈런에 아메리칸리그는 3-2 역전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11승 무패로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곤솔린이 올스타전에 나서서는 패전투수가 됐다. 곤솔린의 시즌 첫 패전투수 기록은 공교롭게도 올스타전이 됐다.
이후 양팀의 탄탄한 마운드에 방망이는 소강상태에 돌입했고, 아메리칸리그의 1점 차 우위는 끝까지 유지됐다.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는 9회말 아메리칸리그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가렛 쿠퍼(마이애미 말린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 제이크 크로넨워스(샌디에이고)를 연거푸 삼진으로 잡아내고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의 MVP는 투런 홈런을 처낸 스탠튼이 받았다. 스탠튼은 경기 후 MVP로 선정된 후 인터뷰에서 “다저스 팬으로 자라 어릴 때 외야 제일 저렴한 다저스구장 티켓을 사서 입장해 다저스 경기를 관람했었는데 오늘 다저스 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MVP로 선정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스탠튼은 LA인근의 노틀데임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올스타게임 티켓 50장을 자비로 구입해 LA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눠 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