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다저스 구단은 스컬리의 별세소식을 전하고 구단의 마크와 소셜미디어 대문사진 등을 모두 빈 스컬리 추모로 바꿨다.
스컬리는 다저스의 목소리였고, 다저스의 증인이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의 목소리였다.
스컬리는 다저스가 브룩클린에 연고지를 두고 있을 때인 1950년 부터 다저스 경기 중계를 시작했다. 다저스가 1958년 로스앤젤레스로 연고지를 이전할 때도 스컬리는 동부에서 서부로 함께 이동하며 다저스 캐스터로 활약했다. 2016년 은퇴할 때까지 67년간 다저스의 목소리로 활약했다. 특히 “It’s time for dodgers baseball”을 외치는 목소리는 다저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스컬리는 1982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LA 시는 그해 스컬리의 업적을 기려 다저스 구장으로 향하는 (선셋 블루버드에서 다저스 구장으로 향하는) 도로 이름을 빈 스컬리 애비뉴(Vin Scully Avenue)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다저스 기자실의 이름도 빈 스컬리 기자실이다.
스컬리는 브룩클린의 유일했던 1955년 월드시리즈 우승 경기를 중계했으며, 1956년 돈 라슨이 월드시리즈에서 달성한 퍼펙트게임을 중계하기도 했다.
1965년에는 샌디 쿠펙스의 퍼펙트 게임 등 다저스의 굵직굵직한 경기들은 모두 스컬리의 목소리로 전국에 중계됐다.
1996년 노모 히데오가 콜로라도 쿠어스 필드에서 유일하게 달성했던 노히트노런 경기를 중계하기도 했다.
다저스에서 67년간 마이크를 잡았던 스컬리는 흑인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경기한 재키 로빈슨의 현장을 중계했고, 샌디 쿠펙스의 투구예술을 전달했으며, 커크 깁슨의 절뚝 거리는 월드시리즈 홈런의 현장을 생생하게 가정에 전달했다. 그리고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의 성장도 지켜보는 등 다저스의 수많은 영광의 순간들과 함께 했다.
스컬리는 총 25번의 월드시리즈 중계, 20번의 노히트노런 경기 중계 12번의 올스타게임 중계도 메이저리그 신기록이며 깨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스컬리는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그리고 가장 최근 류현진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와도 함께 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스컬리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스텐 카스텐 다저스 사장은 “메이저리그의 가장 위대하고 소중한 목소리 중 하나를 잃었다”며 애도하고 “스컬리는 방송인 뿐 아니라 인도주의자인 인간으로서도 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의 목소리는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구단은 스컬리를 추모하면서 그의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려 많은 야구팬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There will never be another Vin Scully. You will be forever missed. 🎙💙 pic.twitter.com/WyTmXsati5
— Los Angeles Dodgers (@Dodgers) August 3, 2022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