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에도 한 해 동안 스포츠계에서 스타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경이로운 활약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스타들이 있었던 반면 실망스러운 플레이와 행보로 안타까움을 자아낸 스타들도 있었다.
김하성(27)은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김하성은 올해는 150경기 582타석,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08로 크게 성장했다. 수비는 한층 발전했다.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과 징계로 빠지게 되면서 김하성이 공백을 메웠다.
김하성은 유격수로만 131경기 1092이닝을 소화하면서 진기명기 영상을 양산했다. 현지 호평이 쏟아졌다. 타티스 주니어가 돌아와도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뛰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활약에 힘입어 김하성은 2022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다. 댄스비 스완슨(애틀랜타)에 밀려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김하성은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 최종 3인에 올랐다.
축구계에서는 손흥민(30)이 빛났다.
손흥민은 지난 5월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입었고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검은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3경기부터 16강전까지 총 4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나아가 손흥민은 자신의 3번째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김주형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을 거두고 PGA 투어 카드를 따냈다.
김주형은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함으로써 2000년 이후 출생한 선수 중 최초로 PGA에서 우승했다. 한국인 역대 최연소(20살1개월18일) PGA 우승 기록도 세웠다. 이전 기록은 김시우(27)가 세운 21살1개월25일이었다.
김주형은 미국 대 비(非)미국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도 준수한 골프 실력과 화려한 쇼맨십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 모습을 보고 과거 타이거 우즈를 떠올리는 팬들이 많았다.
나아가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를 뛰어넘었다. 김주형은 10일 마무리된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로써 김주형은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서며 1996년 타이거 우즈 이후 처음으로 만 21세가 되기 전 2승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1996년 10월 월트디즈니 월드 올드모빌 클래식에서 2번째 우승을 했다. 당시 우즈 나이는 20세9개월20일이었다.
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4·성남시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최민정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최민정은 같은 대회 여자 1000m와 여자 계주 3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2개월 뒤인 지난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와 여자 1500m, 여자 3000m 계주, 여자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4관왕을 달성했다. 최민정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통산 4번째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차세대 주자 김민선(23)은 이상화를 잇는 새 빙속여제로 떠올랐다.
김민선은 2022~2023시즌 월드컵 1차 대회부터 3차 대회,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여자 500m 종목 우승을 차지한 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해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김민선은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 20명 중 유일하게 36초대를 기록했다. 김민선은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다카기 미호(37초26)와 0.30초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김민선은 빙속여제 이상화(은퇴)가 세운 세계 기록(36초36·2013년)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9)가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2연패를 달성하며 2022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황선우는 올해 6월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수확하며 다시 한 번 ‘월드 클래스’임을 입증했다.
황선우는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7을 기록, 1분43초21의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경영 선수가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것은 2011년 상하이 대회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11년 만의 일이었다.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이자 한국 높이뛰기 최고기록(2.36m) 보유자인 우상혁(26)은 올해 한국 육상계를 뒤흔들었다.
우상혁은 지난해 8월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으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활약을 이어갔다.
우상혁은 지난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에서 2m36 한국 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m34를 넘어 한국 육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4개월 뒤인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2m3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지난 10월7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전국체전 통산 7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