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플레이오프 각 컨퍼런스 챔피언십을 통해 이제 마지막 관문인 슈퍼볼 진출팀이 결정됐다.
각 컨퍼런스 챔피언십을 통해 컨퍼런스 우승을 확정지은 두 팀이 이제 2023년 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된다.
그 주인공은 캔자스시트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로 확정됐다.
내셔널 풋볼 챔피언십에서는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샌프란시스코 49ers를 상대적으로 쉽게, 예상을 뛰어넘고 31-7로 대승을 거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쿼터백 브록 퍼디의 신데렐라 스토리 완성을 꿈꿨다. 완벽한 드라마를 기대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쿼터백 지미 개로폴로가 시즌 초반 팀을 잘 이끌어 오다 12월 첫째주 경기에서 큰 부상으로 시즌 아웃했다. 그리고 백업 쿼터백 트레이 랜스는 그보다 일찍이었던 지난해 9월 발목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그러자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4월 신인드래프트에서 마지못해 뽑은 선수, 무려 7라운드에서 뽑힌, 전체 262번째로 주목도 받지 못했던 브록 퍼디를 마지못해 12월 중순부터 샌프란시스코 쿼터백으로 경기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퍼디는 선배들의 든든한 지원, 선배들이 ‘수비를 잘 해 줄테니 한번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봐라’ 라는 응원을 받고 경기에 나서 팀을 서부조 1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정규시즌부터 플레이오프 디비저널라운드까지 7연승을 이어갔다.
챔피언십에서도 퍼디가 가장 크게 주목받았었다.
하지만 1쿼터 경기 초반 색을 당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어이없게 챔피언십 시리즈를 마쳤다.
샌프란시스코로서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게 쿼터백을 잃은 샌프란시스코는 크리스티안 맥카프리를 백업 쿼터백으로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맥카프리도 경기 도중 강력한 태클을 받으면서 부상당해 역시 경기에서 빠지게 됐다.
이렇게 경기 초반 두 명의 쿼터백을 잃은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패배를 확정지은 셈이 됐다.
쿼터백을 잃은 샌프란시스코를 필라델피아는 맹렬하게 밀어 붙이면서 31-7로 대승을 거뒀다. 4개의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는데 모두 러싱 터치다운을 기록하는 대기록도 작성했다.
정규시즌 수비 1위 팀을 상대로 철저하게 분석을 하고 나타난 필라델피아는 상대의 허를 찌르면서 러싱 공격으로 대승을 이끌었다.
샌프란시스코의 공격조 수비수들의 쿼터백 보호가 일찌감치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샌프란시스코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1쿼터 퍼디가 쓰러지자마자 바뀌었다.
아메리칸 컨퍼런스 챔피언십에서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전설을 향해 가고 있는 캔자스시티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와 이제 전설을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신시내티 뱅갈스의 쿼터백 조 버로우의 맞대결에 큰 관심이 쏠렸다.
캔자스시티의 마홈스는 NFL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평가속에서도 단 한번도 버로우를 넘어서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십에서 캔자스시티가 신시내티에게 24-27로 역전패 당한 것이 계속 회자되면서 마홈스를 압박했다.
두 팀간의 경기는 지난시즌 챔피언십과 판박이였다. 지난 시즌 24-24 동점에서 마지막 신시내티가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27-24로 승리했다면 이번 시즌은 그 정반대였다.
20-20 동점상황에서 캔자스시티가 경기 막판 귀중한 필드골 기회를 얻었고, 이를 성공시키면서 23-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경기 막판 캔자스시티의 러싱 공격때 공격수를 밀어버리는 쓸데없는 반칙을 해 5야드 패널티를 허용했던 신시내티의 수비수 조셉 오사이는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선수들이 모두 퇴장했음에도 오랫동안 벤치에 앉아 울었다.
오사이의 반칙이 아니었다면 캔자스시티는 45야드 필드골 찬스가 아닌 50야드를 남겨놓을 수 있었고, 마지막 4번째 공격에서 필드골 시도가 아닌 연장전에 대비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결국 캔자스시티의 승리로 마홈스는 버로우의 징크스를 플레이오프에서 깰 수 있었다.
특히 발목 부상중에서 쩔뚝쩔뚝 거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끈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부상 와중에서도 마홈스는 무려 326야드 패스를 성공시키고 두 번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다.
이제 캔자스시티와 필라델피아 간의 슈퍼볼은 오는 2월 12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펼쳐진다.
이번 슈퍼볼은 캔자스시티가 3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마홈스가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경기가 된다.
필라델피아는 2018년 이후 5년만에 슈퍼볼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이번 슈퍼볼은 역사상 처음으로 양팀의 쿼터백이 흑인 선수로 기록에 남게 된다.
필라델피아의 잘렌 허츠와 캔자스시티의 마홈스 모두 흑인 선수로 57회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두 팀의 쿼터백이 흑인 선수가 출전하게 된다.
이번 슈퍼볼은 역사상 처음으로 형제의 맞대결이 펄쳐진다. 슈퍼볼에서의 형제 대결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와 볼티모어 레이븐스 간의 대결에서 한 번 있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의 감독 짐 하보와 볼티모어의 감독 존 하보, 두 하보 형제의 맞대결이 당시 화제가 됐었다. 볼티모어가 34-31로 승리하고 형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이번엔 역사상 처음으로 형제 선수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캔자스시티의 타이트 앤드 트래비스 켈시, 그리고 필라델피아의 센터 제이슨 켈시 두 선수가 맞대결을 하게 된다.
타이트 앤드 트래비스 켈시는 공격조, 센터 데이슨 켈시는 수비조. 형제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켈시 형제는 신시내티 대학을 졸업했지만 올해 35의 형은 필라델피아에서, 33세의 동생은 캔자스시티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지금 은퇴해도 두 선수 모두 명예의 전당이 가능할 정도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형제의 맞대결이 슈퍼볼의 또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 바로 캔자스시티의 감독 앤디 리드 감독이다.
리드 감독의 첫 사령탑으로 지휘한 팀이 바로 필라델피아였던 것.
리드 감독은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4년이나 필라델피아를 이끌면서 필라델피아를 강팀으로 만들었는데 결국 슈퍼볼 진출을 하지 못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리드 감독은 2013년 캔자스시티로 이적해 2020, 2021, 2023 세차례나 팀의 슈퍼볼 진출을 이끌었고, 두 번째 우승컵에 도전한다.
슈퍼볼과 관련된 수많은 스토리는 남은 2주 동안 쏟아져 나오게 된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