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다시 한번 자신의 인생경기를 만들었다. 사흘 전에는 데뷔 첫 홈런을 때리더니 이번엔 데뷔 첫 3안타를 기록했다.
배지환은 7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3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2루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1타점과 2득점까지 올린 배지환은 자신의 타율을 0.222에서 단숨에 0.304로 끌어올렸다. 최지만은 이날 결장했다.
지난 5일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경기에서 그린 몬스터를 살짝 넘기는 MLB 데뷔 홈런을 기록했던 배지환은 지난 6일 보스턴전 4타수 1안타에 이어 다시 한번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배지환의 진가는 2회 말부터 드러났다. 2회 말 첫 타자 카를로스 산타나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1-1 균형을 맞춘 가운데 2사후 코노 조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배지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배지환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볼 상황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포심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은 배지환은 타구가 상대 2루수 엘비스 앤드루스의 글러브에 굴절돼 중견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가는 사이를 놓치지 않고 2루까지 내달렸다. 배지환은 자신의 빠른 발로 단타로 끝날 수도 있었던 타구를 장타로 만들어냈다. 2루 주자 조가 홈을 밟으면서 배지환은 타점을 기록했다.
배지환은 팀이 3-5로 뒤진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다시 한번 빠른 발을 과시했다.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 앞으로 굴러가는 기습 번트로 1루까지 내달렸다. 당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정정되면서 안타가 됐다.
배지환의 선두타자 안타는 피츠버그에 소중했다. 2점차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 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재역전에 성공했기 때문. 제이슨 딜레이의 안타로 3루까지 밟은 배지환은 오닐 크루즈의 적시타로 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3점 홈런으로 피츠버그가 다시 7-5로 앞서나갔다.
아직 배지환의 활약은 끝나지 않았다. 7-7 동점이 된 5회 말 2사후 조가 2루타를 때리고 나간 뒤 배지환은 다시 한번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1, 3루 기회를 이어갔다. 배지환은 이 안타로 데뷔 첫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했다.
딜레이의 적시타로 피츠버그가 8-7로 앞서나간 가운데 크루즈의 볼넷으로 만루가 된 상황에서 레이놀즈의 싹쓸이 3루타가 나왔다. 3루 주자였던 배지환은 2득점째를 올렸고 상대 2루수 앤드루스의 실책으로 타자 주자인 레이놀즈까지 홈을 밟으면서 피츠버그는 12-7로 점수차를 벌렸다.
6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배지환은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고 8회 말 1사 2, 3루 상황에서 나온 다섯 번째 타석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피츠버그는 조가 3개의 2루타를 만들어내며 5타수 4안타를 기록한 조와 홈런과 3루타로 6타점을 만들어낸 레이놀즈의 활약까지 더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13-9로 꺾고 5년 만에 홈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피츠버그는 4연승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