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마운드의 아쉬움을 타석에서 만회했다.
오타니는 9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했다.
‘투수’ 오타니는 웃지 못했다.
오타니는 5이닝 3피안타(1홈런) 5볼넷 6탈삼진 3실점에 그쳐 승리 수확에 실패했다. 지난달 1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시즌 5승째를 마크한 뒤 4경기째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1패만 남겼다.
‘타자’ 오타니는 달랐다. 안타와 2루타, 홈런을 때려내며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3루타 하나가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힛 포 더 사이클)은 완성하지 못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가 마운드에 선발 등판한 날 타석에서 3안타 이상을 친 건 올 시즌 네 번째다. 이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워렌 스판이 1958년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 기록한 다섯 차례 이후 최다 기록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투수’ 오타니는 1회초부터 시애틀 제러드 켈레닉에 우중월 투런포를 얻어 맞아 리드를 내줬다.
팀이 3-2로 역전한 5회에는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자초한 1사 1, 2루 위기에서 타이 프랜스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오타니는 계속해서 1사 1, 3루에 몰렸지만 다시 마주선 켈레닉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추가 실점은 막았다.
마운드에서 남긴 아쉬움을 타석에서 풀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3루수 쪽 내야 안타를 때려낸 오타니는 0-2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 동점 투런을 터뜨렸다. 시애틀 선발 루이스 카스티요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그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오타니의 홈런은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3경기 만이다. 시즌 17번째 홈런을 때려내면서 아메리칸리그 홈런 부문 공동 2위로 도약, 선두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19홈런)에 2개 차로 다가섰다.
3-3으로 맞선 5회 2사 후에는 카스티요의 초구 싱커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에인절스는 6회 2사 1루에서 터진 미키 모니악의 중월 2점 홈런으로 재역전했다.
시애틀이 9회초 마이크 포드의 솔로포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에인절스는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고 5-4 승리를 거뒀다.